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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공동으로 분석해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는 가장 높은 단계인 '맑음', 디스플레이·자동차·배터리·바이오·조선 등 5개 업종은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반면 기계·건설·철강·섬유패션은 '흐림', 석유화학은 가장 어두운 '비'로 전망됐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업종은 반도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확대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역대급 호황을 맞이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년 대비 약 97% 급증하는 가운데, 스마트폰과 PC 등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메모리 탑재량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2% 늘어난 1,92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과 낮은 재고 수준이 유지되면서 메모리 가격 강세와 수출 호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역시 IT·차량용 제품의 OLED 전환과 폴더블·LTPO 등 프리미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자동차용 OLED 출하량은 42.1%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조적으로 LCD 부문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단가 하락세가 겹치면서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바이오 업종은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와 대형 CDMO 설비 가동으로 하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6.5% 증가한 37.6억 달러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생물보안법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예상되면서 중국 CDMO 대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환경 시장의 성장은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의 동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는 상반기 생산 차질 물량의 이연과 신차 출시, 북미 시장의 친환경차 수출 호조로 하반기 내수(3.9%↑)와 생산(2.2%↑) 모두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출 역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지난해 수준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시장 호조와 더불어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폭발이 호재로 작용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향 ESS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46시리즈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되는 것도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하반기 배터리 수출은 19.1% 증가한 43.2억 달러로 예보됐다.
조선 업종도 글로벌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에 따라 LNG운반선과 탱커 수요가 지속되며 호조세를 이어간다. 올해 1~5월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8% 증가한 708만CGT를 기록했으며, 과거 고선가 시기에 수주했던 물량들의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수출은 172.1억 달러의 높은 규모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 배터리, 조선 업종 모두 중국계 기업들의 국내외 점유율 확대와 공급과잉 등은 향후 중장기적인 경쟁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전통 제조·기간산업은 해외 규제와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대다수 '흐림'에 머물렀다. 기계 산업은 방산과 해외 플랜트 수출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및 일부 기계류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대미 수출여건을 악화시키면서 하반기 수출이 2.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 역시 유럽연합(EU)이 철강 무관세 수입 한도를 축소하는 등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하반기 수출이 3.6%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 산업은 공공·토목 수주는 다소 살아났으나 고금리, 부동산 PF 부실 제약, 높은 공사비 부담 탓에 민간 건축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주거용 허가면적이 17.5%나 감소하는 등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섬유패션 산업은 탄소섬유 등 고부가 소재는 선전 중이나, 범용 직물 분야에서 중국산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국내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채산성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어두운 '비' 예보를 받은 곳은 석유화학이다. 상반기 대비 가동률을 회복하며 생산량은 5.2%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며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 대비 14.8%나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중동 정세 안정으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원가 압박을 받는 '역래깅(Reverse Lagging)' 현상이 심화됐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높을 때 비싸게 사둔 원료(나프타)의 투입 원가를 현재 떨어진 제품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글로벌 산업 경쟁에서 각국 정부가 보조금과 규제를 무기로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는 상황이라 기업의 노력만으로 통상과 공급망 장벽을 넘기 어렵다"며 "정부가 성장 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전폭 지원하는 것은 물론, 관세나 공급과잉으로 위기를 겪는 취약 업종에 대해서도 긴급 세제 지원이나 정책금융 등 업종별 핀포인트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