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지급 첫날 최대 700만원 가격 인상
소비자 혜택보다 제조사 이익만 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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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를 통해 총 35개 업체 가운데 27개 업체를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이번 평가는 국내 산업 기여도를 비롯해 기술 개발 역량과 공급망 기여도, 환경 정책 대응, 사후관리 지속성 등을 종합 평가해 60점 이상을 받은 업체를 지원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테슬라도 해당 평가를 통과하며 하반기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보조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 1일 테슬라의 기습적인 가격 인상이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주요 트림 가격을 300만~700만원 인상했습니다. 모델 3 롱레인지는 700만원, RWD는 500만원, 퍼포먼스는 500만원 올랐고, 모델 Y 롱레인지와 모델 Y L도 각각 300만원씩 인상됐습니다.
물론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 판단입니다. 테슬라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가 가격 인상의 배경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 보조금 지급이 시작된 날 가격이 오른 상황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테슬라 가격은 시가"라는 말까지 다시 등장했습니다.
더욱이 테슬라는 이미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월 1만1119대를 판매하며 5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5만6139대로 BMW(3만9150대), 메르세데스-벤츠(2만9776대)를 큰 격차로 앞섰습니다. 시장 1위 업체가 보조금 지급 첫날 가격을 인상한 만큼 소비자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평가 제도를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업체를 우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정책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습니다. 다만 소비자가 가장 먼저 체감한 결과가 '가격 인상'이었다는 점은 한 번쯤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은 특정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고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과 동시에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보조금이 제조사의 가격 결정 여력을 키워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가 앞으로도 산업 기여도를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면,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조금 효과가 실제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야 산업 육성과 소비자 지원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