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기반 다지며 안정화 작업 진행
신사업·재무건전성 개선 새 과제로
실적 개선 기대감 속 재원분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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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재무 기반을 다진 동국제강그룹 앞에는 '언제,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가 놓여있다. 그룹 내 유일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권주혁 동국제강 재경실장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9일 동국홀딩스에 따르면 그룹 내 CFO 직책은 권 실장이 유일하다. 지주사인 동국홀딩스는 그룹 전략을 총괄하고, 동국씨엠은 기획실이 재무 업무를 담당한다.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과 재무 전략은 사실상 권 실장이 중심을 잡고 있는 구조다.
권 실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재경실장에 선임됐다. 재경실은 재무·회계·세무·내부회계관리·신용관리 등 5개 조직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다.
권 실장은 1970년생으로 대전 충남고를 졸업한 뒤 육군사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5년간 장교로 복무한 후 대위로 전역했으며,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을 거쳐 1998년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포항2후판공장 생산관리팀을 시작으로 경영기획, 해외사업, 기획분석, 사옥개발 등 생산과 전략, 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전임자인 정순욱 동국홀딩스 전략실장이 약 30년간 재무를 담당한 '재무 전문가'였다면, 권 실장은 생산과 구매, 전략, 태스크포스(TF)를 폭넓게 경험한 '사업형 CFO'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성과는 그룹 분할 안정화다. 권 실장은 2022년 말 '미래준비 테스크포스팀(TF)'에 참여해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을 수행했고, 이후 약 2년간 동국홀딩스 재경팀장으로 그룹 재무 체계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재경실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가 철강업계의 경영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CFO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숫자를 관리하는 재무 전문가를 넘어 사업 구조를 읽고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전략가'가 요구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권 실장 앞에는 녹록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은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세아그룹은 우주항공 소재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동국제강그룹은 아직 대규모 신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았다.
다만 제철소 유휴부지를 활용한 AI 데이터센터 투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투자 시기와 규모, 자금 조달 방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 전략을 총괄하는 정순욱 전략실장과 재무를 책임지는 권 실장의 역할도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여건도 여유롭지만은 않다. 올해 1분기 현금성 자산은 3480억원으로 지난해 말(3761억원)보다 감소했다. 페럼타워 재매입과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93%에서 올해 1분기 124%로 높아졌고, 유동비율도 같은 기간 92.9%에서 85.7%로 하락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94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올해는 철근 수출 확대와 반덤핑 관세 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확보한 현금을 재무 건전성 회복과 미래 투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향후 그룹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 타이밍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며 "앞으로는 생산과 사업을 이해하는 CFO의 전략적 판단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