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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쿠팡을 넘어…기업 규제가 외교 문제가 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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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07.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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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Image 2026년 7월 12일 오후 03_00_59
AI 생성 이미지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의 '쿠팡 보고서'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의회 차원의 문제 제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백악관까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적으로 표적 삼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안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국내법 집행 문제가 한미 외교·통상 현안으로 확대된 것입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제재했다고 주장했고, 우리 정부는 국내법에 따른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규제 주권과 미국 기업에 대한 비차별 원칙이 충돌하는 모양새입니다.

쿠팡의 대미 로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쿠팡 주식 거래도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 주식은 최대 13만 달러(약 2억원) 수준입니다. 상징성은 있지만, 이 정도 규모가 한미 외교 문제를 좌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쿠팡이라는 개별 기업보다 자국 기업에 대한 해외 규제를 통상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쿠팡 사례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향후 다른 미국계 플랫폼과 기술기업에도 비슷한 규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이 보고 있는 것은 쿠팡 한 곳이 아니라 '선례'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쿠팡의 로비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식 거래보다 국내법 집행의 정당성을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 것인지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당연한 제재라도 해외에서는 차별적 규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쿠팡을 둘러싼 국내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재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결과가 나올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최근 쿠팡 문제가 한미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앞으로 미국계 플랫폼이나 미국 자본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국내 규제가 언제든 외교·통상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쿠팡은 시작일 뿐입니다. 규제 주권을 지키면서도 국제사회에 그 정당성을 설득하는 일. 이제는 규제만큼이나 외교적 설명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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