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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논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고, 시민들은 수없이 "이번에는 다르다"는 약속을 들어왔다.
김원이 국회의원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은 그동안의 주장과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가 읽힌다. 목포대 단독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기존 소신은 유지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1대학 2병원' 방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치 현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판단이다. 정부와 교육부, 그리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가 대학 통합을 전제로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자체를 거부할 경우 의대 신설이 다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다른 곳에 있다. '대학 통합'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아니다. 통합 이후에도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이 계획대로 반드시 들어설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담보다.
김 의원 역시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1대학 2병원 문제는 반드시 합의문에 약속 이행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의 의지가 아니라 제도적 장치다.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표현은 행정계획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문구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논란을 낳는 표현이기도 하다. 예산이 부족하거나 정책 우선순위가 바뀌면 언제든 해석의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학병원은 의과대학보다 훨씬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의대는 생겼지만 대학병원은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례도 전국적으로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목포 시민들이 갖는 불안은 결코 과도한 우려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원론적인 약속이 아니다.
목포대 의대 설치와 대학병원 건립의 이행 시기, 재원 조달 방식, 정부와 통합특별시의 재정 지원, 사업 추진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합의문이다. 누가 보더라도 해석의 여지가 없고, 정권이나 단체장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약속이어야 한다.
김 의원은 글에서 "현실 가능한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치에서 현실을 선택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는 것이 정치의 역할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을 선택했다면, 그 현실이 시민들에게 또 다른 불안으로 남지 않도록 만드는 것 역시 정치인의 책임이다.
목포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통합이냐, 단독이냐의 논쟁이 아니라 목포에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반드시 들어선다는 확실한 보장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결단이 아니라, 그 결단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책임 있는 약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