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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란戰 재점화… 금융·실물 리스크 선제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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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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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한 달여 만에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란 군사시설 등에 대한 공습까지 감행하며 압박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화물선에 안전보장 명목으로 통행료 20%를 물리겠다는 공개 발언까지 했다. 지난달 합의문에는 이란이 페르시아만과 오만해(海)를 오가는 상업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양측 간 신뢰 기반이 약했던 터라 합의 파기 우려도 없지 않았다. 미국이 추가 공습 가능성까지 공언하는 데다,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도 해협을 원자폭탄 수십 개에 비교하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사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양측은 물밑 대화를 부인하지 않아 상당히 혼란스러운 형국이다.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양측 상호 공격으로 국제유가는 즉각 급등했고, 나스닥을 비롯한 미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한동안 종전 기대에 안도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런 불확실성이 장기화할수록 국제 유가는 추가로 뛸 것이고, 에너지 공급망과 물류에 대한 압박도 세계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위기가 또다시 먹구름처럼 몰려오고 있다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안 그래도 고환율·고물가 부담이 좀처럼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마저 다시 튀어 오르면 수입 물가 상승과 서민 생활비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져 금리 급등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며 내수 기반이 크게 약해진 상태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통화 정책의 고민은 깊어지게 되며, 자본 유출 등 금융 시장의 연쇄 위기 가능성마저 커진다. 기업의 생산 비용 급증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앞서 겪었던 공급망 위기의 학습 효과를 살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중동 사태는 언제든 확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비축유 운용 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 발생할 수급 차질에 대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이 즉각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정유·해운·물류 등 관련 업계와 상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적기에 작동시키는 게 필요하다. 정부는 호르무즈발(發) 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와 국민 생활로 재차 번지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기 바란다.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유사시 즉각 실행 능력을 갖춰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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