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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정부는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이라는 해법을 내놨다. 경찰 비리를 더 강하게 수사하기 위해 경찰 안에 새로운 수사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전국 경찰관의 수사 비위와 부패 첩보를 한 곳에 모으고, 감찰 부서와 범죄정보과의 첩보까지 활용해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수본 내부 부서가 맡고 있는 수사감찰도 본청 인권감사관이 총괄하도록 바꾼다. 인권감사관은 민간 개방직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기존 방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해법 역시 '불신'이라는 싹을 틔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경찰 비리를 경찰이 수사하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장윤기 사건과 같은 일이 일선 경찰관 한두 명의 일탈이라면 내부비리수사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의혹이 수사팀과 지휘라인, 조직 내부의 오랜 인적 관계까지 뻗어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사 대상이 같은 조직의 선후배가 되고, 수사 결과에 따라 경찰 조직 전체의 책임이 커지는 사건에서도 내부 수사가 끝까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 역시 이런 한계를 의식한 듯 국가경찰위원회에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출신 조사국장과 조사관이 부실·불공정 수사와 인권침해 등을 조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해외 사례로 제시한 영국 IOPC와 호주 LECC와 비교하면 차이는 선명하다. 이들 기관은 경찰 비위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압수 등 강제조사도 할 수 있다. 반면 정부가 밝힌 국내 조사기구의 권한은 자료 제출과 사실조회, 현장방문 등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경찰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핵심 자료가 이미 사라졌다면 누가 찾아낼 것인가. 조직적인 은폐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경찰을 조사하는 구조라면 '외부 통제'라는 이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새 조직을 만드는 것만으로 기존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경찰에는 이미 수사 지휘라인이 있고 감찰 조직이 있으며 수사심의 절차도 있다. 그럼에도 장윤기 사건을 막지 못했다. 필요한 것은 조직도에 새로운 칸을 하나 더 그리는 일이 아니라 기존 통제장치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밝히는 일이다.
내부비리수사대가 진짜 해법이 되려면 조직 신설보다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핵심이어야 한다. 지휘부까지 수사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도 외압 없이 수사할 수 있는지, 자료 확보와 수사 결과 공개는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구체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경찰 비리를 가장 잘 아는 조직은 경찰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이해관계가 큰 조직 역시 경찰이다. 장윤기 사건 이후 필요한 것은 경찰이 스스로를 더 세게 수사하겠다는 약속만이 아니다. 경찰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독립적인 감시와 조사 시스템이다. 경찰 비리를 경찰이 수사한다는 해법이 다시 '셀프 수사'라는 불신으로 돌아오지 않으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