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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우디, ‘123 원자력 협정’ 체결…사우디 우라늄 농축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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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7. 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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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대신 미국 전담팀 검증…핵 비확산 원칙 후퇴 논란
미 "중동 영향력·원전 공급망 강화"…전문가 "역내 핵군비 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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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방문을 앞둔 2025년 5월 1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한 고속도로를 따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로이터 연합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포함하는 원자력 협정, 이른바 '123 협정'을 22일(현지시간) 체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1954년 미국 원자력법 123조에 근거한 123 협정에 따르면 양국은 사우디 영토 내 우라늄 농축 타당성에 대해 향후 2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농축이 추진될 경우 사우디 측에 기술을 공개하진 않는 조건으로 미국 기업이 관련 시설을 통제·운영하게 된다.

기존 우방국들과의 원자력 협정과 달리, 이번 합의에는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반적인 사찰 대신 미국 전담팀이 직접 검증을 수행하는 자체 안전장치와 관련 유예 조항이 포함됐다고 WP는 전했다.

협정 내용을 두고 안팎에서는 서로 다른 평가와 전망이 제시됐다.

미 행정부와 원자력 업계는 전 세계적인 원전 수요 증가에 대응해 미국 주도의 기술과 공급망을 이식함으로써 우라늄 농축 네트워크를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웨스팅하우스 등 이번 사업에 참여할 것을 예상되는 미국 내 원자력 관련 기업의 경제적 수혜와 역내 영향력 유지를 주요 성과로 꼽는다.

미 에너지부는 이번 협정이 양국 간 상업·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 및 비확산 기준을 준수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핵확산에 반대하는 전문가들과 일부 미 의회 관계자들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권한 인정과 IAEA 수준의 국제 사찰 배제가 중동 지역 내 핵 군비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측 정계 및 안보 인사 역시 역내 안보 지형 변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미국 내부에서도 사우디 정권교체 시 해당 안전장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란 전문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이번 협정과 관련해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을 품고 있는 시점에 주어진 '당근'"이라며 "미국이 한발 양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그간 핵 비확산을 기조로 IAEA의 강도 높은 사찰을 전제로, 예외적인 경우에만 우라늄 농축을 허용해 왔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원자력 협정에도 IAEA의 엄격한 핵사찰을 받아들이고 자체 핵연료 생산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와의 협정에서는 이런 '골드 스탠더드'가 생략된 파격적인 승인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번 협정이 중동 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사우디를 미국 주도 질서에 묶어두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원자로 건설에 10년 이상 소요되고, 이후에도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게 되는 만큼 양국 간 안보와 경제적 유대가 강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123 협정은 미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최종 발효되는데, 의희로 이송된 협정안은 90일 간 심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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