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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지역의료 살린다지만…의료진·병상 확보 없인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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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7. 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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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실 없는 시군구 77곳·응급실 없는 지역 34곳
간호사 등 직종별 확보 방안 구체성 부족 지적
특별회계 1조2000억원, 기존 사업 대체 편성 논란
의정 갈등 장기화<YONHAP NO-3662>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와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지역의료 공백 해소에 나섰다. 하지만 환자를 받아 치료할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원 간 연결망만 고도화해서는 응급·분만·소아 진료의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AI 기본의료 전략'을 발표하고 응급환자의 중증도를 AI로 분류하고 적합한 병원을 추천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을 구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책임의료기관을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를 만들고 지역 의료기관에는 영상판독 등 진료를 보조하는 AI도 보급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부 전략이 환자와 병원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방식'에만 머물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의료기관의 진료 역량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상대적으로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에 따르면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실이 없는 지역은 77곳, 응급실이 없는 지역은 34곳이다. AI가 진단과 이송을 지원하더라도 지역 안에 환자를 보낼 분만실과 응급실 자체가 없는 곳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가 같은 날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을 통해 국립대병원 전임교수 확대와 지역의사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등 의사인력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당장 발생하는 의료공백을 메울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더해진다.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 비의사 인력 대책은 더욱 제한적이다. 필수분야 장기근무 지원 확대가 제시됐지만 직종별 필요 인원과 배치 기준, 확보 방식은 이번 전략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인력 확충 없이 순환당직과 파트타임, 인력 파견 등 배치 유연화만 확대하면 기존 인력의 노동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대책도 실제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2000억원과 건강보험 재정 연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특별회계는 담배 개별소비세의 55% 등을 재원으로 하며 내년 3월에 시행된다.

하지만 특별회계 1조2000억원을 기존 보건의료 사업 예산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편성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다. 의료계에서는 특별회계를 기존 사업의 부족분을 메우는 데 사용하지 말고 지역 공공병원과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신규 재원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회계의 규모보다 기존 예산에 더해지는 순증 재원인지가 정책 효과를 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책임과 개인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한의사협회는 "소위 한국형 주치의 제도는 국민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는 제도로 운영될 소지가 크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의료 AI 도입에 앞서 AI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며, 최종 판단을 내리는 의료인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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