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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대 노총 회계공시 폐지…이해 안 되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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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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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5일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마친 후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2023년 도입된 노조의 회계공시 제도가 반쪽짜리로 전락하게 됐다. 당시 정부는 조합원 1000명 이상의 노조가 회계자료를 공시하지 않을 경우 조합비에 대한 15%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노동조합법,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다만 산하 노조가 공시를 했더라도 총연맹이나 산업별노조가 공시하지 않으면 조합원 전체가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했다.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산업별 노조 등 상급 노조단체의 투명성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회계공시 제도 자체는 유지하되 상급단체 회계공시 연동제는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회계공시 대상 노조는 조합원 1000명 이상 '단위노조'만 유지하고 상급단체는 제외하도록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노조의 회계공시 의무화는 윤석열 정부의 거의 '유일한' 치적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국민의 호평을 받은 정책이다. 여기에는 단위노조의 투명성에 대한 관심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잇따르는 조합비 횡령과 간첩단 연루 등 파문이 이어진 민주노총 등 거대 노총의 투명성 제고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단위노조보다 훨씬 규모가 큰, 한 해 수백억원의 조합비를 다루는 상급단체를 회계공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노조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이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 조치는 일찍부터 예상됐다. 민주노총의 양경수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노조의 회계공시가 "노조 탄압"이라고 했다. 노정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폐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노총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사무실 전세금이 지원돼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과의 회동 얼마 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당초 예산안에 없었지만 '쪽지 예산' 형식으로 55억원의 민주노총 사무실 전세 보증금이 슬그머니 들어갔다.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 동석했던 한국노총에도 55억원이 책정됐다. 양대 노총은 심의 절차도 없이 각각 55억원의 국민 세금을 지원받은 데다 회계공시 대상에서도 제외된 것이다. '대선 전리품'을 제대로 챙겼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노조가 기업에는 기회만 있으면 '투명 경영'을 요구한다. 그런데 노조와 상급단체 스스로는 회계공시 폐지를 주장한다. 자가당착도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 하지만 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정부다. 양 노총에 110억원의 혈세를 그냥 지원하면서 회계공시 폐지 선물까지 안겨줬다. 국민의 세금이 지원되므로 더욱 투명한 회계를 요구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조차도 안 했다. 이러고도 국민의 지지를 기대하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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