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증권·보험 실적 견인
은행 둔화 속 순익 성장 주축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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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나란히 역대급 성적을 다시 썼다. 실적이 주춤했던 은행을 대신해 비은행 계열사가 가파른 순익 성장을 이끌며 그룹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간 이들 금융그룹은 리딩금융인 KB·신한금융그룹보다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지만, 증시 활황에 따른 자본시장 계열사의 실적 호조와 충당금 부담 완화, 보험사 인수 효과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비은행 부문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은행의 성장 여력이 제한된 만큼 이들 그룹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의 역할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에 각 그룹은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부상한 증권사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자본시장 부문에 힘을 싣는 한편, 부진한 계열사의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 성장 동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402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2조3010억원)보다 4.4% 늘어난 규모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성장의 주축은 은행에서 비은행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증권·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전년보다 부진했던 가운데 하나은행이 홀로 순익을 3000억원 넘게 늘리며 그룹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올해는 은행 순익 증가폭이 360억원에 그친 사이,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이 2000억원가량 증가하며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일등공신은 역시 증권사였다. 작년 상반기 1068억원이었던 하나증권의 당기순익은 올해 2731억원으로 155.7% 급증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 호조 영향이 컸다. 작년 충당금 부담으로 주춤했던 하나캐피탈도 2년 만에 다시 1000억원대 순익을 회복했고, 하나카드 역시 전년 동기보다 14.2% 늘어난 1259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우리금융도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동양생명은 연결 기준 98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보험사 인수 효과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출범 3년차를 맞은 우리투자증권은 다른 그룹 증권보다 순익 규모는 작았지만, 전년 동기보다 44.4% 늘어난 247억원 순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힘입어 우리금융은 상반기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2분기 기준으로 순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면서 상반기 누적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1조609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순익은 비이자이익 감소와 충당금 적립 확대로 11.9% 줄어든 1조3730억원에 그쳤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으로 그룹 내 비은행 기여도는 1년 만에 3배 넘게 높아진 22.3%까지 상승했다.
국내 톱3 증권사를 보유한 농협금융은 자본시장 활성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누렸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익은 1조77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다만 계열사별 실적 온도차는 확연했다. 농협은행은 유가증권 평가손실과 충당금 확대로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1조1629억원을 기록했고, 보험 자회사 역시 손실계약비용 증가와 투자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순익이 약 56% 줄었다.
자본시장 계열사들은 다른 자회사의 순익 감소분을 상쇄하는 것을 넘어 그룹 전체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NH투자증권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순익은 각각 9652억원과 6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5%, 342.0% 증가했다. 지분율을 고려해도 그룹에 반영되는 순익은 약 6000억원을 넘어선다.
향후 실적 개선 전략도 비은행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자본시장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 계열사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하나증권의 ROE(자기자본이익률) 목표를 10%대로 제시하고, 그룹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IB(투자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도 상반기 은행·증권·캐피탈에 단행한 대규모 유상증자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각 자회사의 본업 경쟁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종투사 지정을 위해 단계적인 유상증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와 동양·ABL생명 합병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양기현 우리금융 사업성장부 본부장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공고히 하고, 전속 채널 재구축을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보험사 자체의 수익력을 높여 그룹 당기순익에 많은 기여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