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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서 “비핵 3원칙 견지”한 다카이치…‘계속 지키겠다’ 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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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8. 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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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81년 연설…"유일 전쟁 피폭국, 핵무기 없는 세계 노력"
역대총리 미래형 약속 대신 현재 상황만 설명…연말 안보문서 개정 앞두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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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가 6일 오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취임 후 처음 참석했다./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에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도 이를 계속 지키겠다는 약속은 내놓지 않았다. 역대 총리들이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에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명시해온 것과 달리 현재 상황만 설명하는 표현을 선택하면서, 연말로 예정된 안보정책 개편 때 재검토 가능성을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취임 후 처음 참석했다. 그는 "일본은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할 사명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 3원칙은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만들지 않으며, 일본 영토 안으로 반입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참극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세계 안보 환경이 한층 엄중해지고 있지만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핵 3원칙에 관한 표현은 과거 총리들과 미묘하게 달랐다. 1994년 이후 평화기념식에 참석한 역대 총리 대부분은 비핵 3원칙을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정권 당시 총리들은 "비핵 3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을 맹세한다"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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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평화 기념 공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에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도 이를 계속 지키겠다는 약속은 내놓지 않았다./게티 이미지 뱅크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히로시마 연설에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시 총리 주변은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아베 전 총리는 곧이어 열린 피폭자 대표 면담과 사흘 뒤 나가사키 평화기념식에서는 비핵 3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견지하고 있다'고만 말해 향후 유지 방침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현상만 설명하고 미래를 약속하지 않았다며, 연말 개정을 추진 중인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에서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핵군축 방안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유지와 강화를 내세웠다. 일본이 제시한 '히로시마 행동계획'에 따라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핵군축을 추진하고, 고령화한 피폭자에 대한 보건·의료·복지 지원과 원폭증 인정 심사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사에서는 원폭이 투하된 오전 8시15분에 맞춰 참석자들이 1분간 묵념했다. 과거 가장 많은 123개 국가·지역과 유럽연합(EU) 대표가 참석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시장은 평화선언에서 NPT 재검토회의가 세 차례 연속 합의문 채택에 실패한 점을 거론하며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가볍게 여긴다면 제3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행사 하루 전인 5일에는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한일 관계자 약 280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 확인된 희생자 2명을 포함해 한반도 출신 원폭 희생자 2826명의 명부가 봉납됐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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