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수출 18조원… 말레이시아의 7분의 1 수준
전문가들 "추월보다 '없어서는 안 될 고리'가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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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태국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는 최근 국가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정책위원회(NXPO) 회의에서 이 로드맵을 내놨다.
중점 분야는 포토닉스 제조·첨단 패키징·실리콘 설계·양자 포토닉스·전력 반도체 등 5개다. 대학이 심화 기술 인재를 빠르게 길러내도록 '고등교육 샌드박스' 학위 과정을 도입하고, 인력 개발 플랫폼 스템플러스(STEMPlus)로 교수와 연구원, 엔지니어, 기술자 등 3000명 가까이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또한 역내 인력 수요를 예측하는 '아세안 인재 관측소' 설립과 아세안 반도체 로드맵에 포토닉스·인쇄회로기판(PCB) 반영이 함께 추진된다.
하지만 출발선의 격차는 크다. 2024년 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4360억 바트(약 18조6128억 원)로, 같은 해 956억 달러(134조 8916억 원)를 기록한 말레이시아의 7분의 1 수준이었다. 로버트 워커 호주 로위연구소 인도·태평양개발센터 연구위원은 "따라잡으려면 수출을 몇 자릿수는 늘려야 하는데, 단기간에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시암 실리카가 "수십 년짜리 전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이 그동안 반도체 사슬에서 맡아온 역할은 조립·패키징·테스트 같은 후공정에 거의 묶여 있었다. 파위다 파나논 태국 탐마삿대 경영대 국제경영학 교수는 "설계와 전공정은 고도로 특화된 기술과 인력을 요구하는데, 지금 태국에는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만큼 그런 자원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두 나라가 50년쯤 전에 시작한 일을 태국은 2026년에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보다 정치가 더 큰 변수라는 진단도 나온다. 인도·태평양 전문 자문사 보워그룹아시아의 선임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생태계는 여러 해에 걸친 일관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연립 구도가 바뀌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이 사업의 지속성을 주시할 것이라고 짚었다. 로드맵을 이끄는 욧차난 웡사왓 부총리 겸 MHESI 장관은 프아타이당 소속으로, 2월 총선 뒤 3월 말 출범한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의 2기 연립내각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현실적 목표는 추월이 아니라 보완이다. 보워그룹아시아 애널리스트들은 태국의 경쟁력이 다른 아세안 반도체 거점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데 있다고 봤다.
파위다 교수는 하이퍼스케일러와 데이터센터가 값싼 대용량 저장장치를 대량으로 찾으면서, 태국이 강점을 가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인공지능(AI) 생태계의 한 축이 되고 있다는 점을 밝은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첨단 반도체 제조만큼 화려하지는 않아도 태국에는 차별화된 길"이라며 "AI 공급망에 없어서는 안 될 고리가 되면서 시간을 두고 더 숙련된 생태계와 인력을 쌓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