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결혼 성행 여전…"원인은 빈곤과 원주민 문화"
미성년 임신·학업 중단·가정폭력 노출 등 해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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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스페인어판에 따르면 에콰도르 검찰은 최근 아마존 지역인 파스타사주(州)의 티그레강에 위치한 에스페호 지역에서 미성년자와 결혼하기 위해 인신매매에 가담한 50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당 남성은 페루에서 인신매매된 10세 여아를 에콰도르에서 인도받아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혼인을 뜻하는 이른바 '노예 결혼'을 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당국은 다른 2명의 미성년자 인신매매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해당 건을 포착해 2개월 수사 끝에 10세 여아를 구출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남미·카리브 지역에서 미성년자와의 결혼을 뜻하는 '조혼'의 심각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2019년 당시 해당 지역 20~24세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꼴로 18세 전에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BBC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의 경우 조혼 비율이 미성년 여아 10명 중 4명꼴로 중남미·카리브 지역보다 높지만 금지법 등 각종 규제로 줄고 있는 반면 중남미·카리브 지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조혼과 관련해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같은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빈곤과 원주민 문화가 꼽힌다. 국제 비정부기구(NGO) '걸스 낫 브라이즈(Girls Not Brides)' 중남미·카리브 지부의 알마 부르시아가 곤살레스 대변인은 "빈곤으로 인해 교육권을 누리기도, 경제활동 기회를 잡기도 어려운 데다 폭력에 노출돼 있는 경우도 많아 여아들이 경제적 안정과 안전을 찾기 위해 조혼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중남미·카리브 지역 원주민 사회에선 조혼이 흔했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 남자는 14세, 여자는 12세부터 혼인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허용되면서 조혼 문화가 뿌리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에콰도르에서 구출된 10세 여아도 페루의 한 원주민 공동체 소속이다.
당국은 2010년대 들어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니카라과는 2014년 18세 미만의 결혼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엘살바도르는 2017년 유사한 금지법을 제정했다.
멕시코는 2019년 18세 미만자의 결혼 또는 동거를 전면 금지했고 페루는 2023년, 콜롬비아와 볼리비아는 2025년 조혼 금지법을 제정했다.
그럼에도 조혼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걸스 낫 브라이즈'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집계된 조혼 사례가 9000건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유니세프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남미·카리브 지역에서 조혼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3개국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20세 이상 여성의 35% 이상이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했거나 동거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BBC는 조혼이 미성년 임신, 학업 중단, 가정폭력 피해 등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한다며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