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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올가을 김정은 정상회담 추진”…북핵 급증에 ‘2019년보다 험난한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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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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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11월 선전 APEC 계기 대면 검토"…지난해 불발 회담 재추진
한미 훈련 축소·김정은과 친분 강조…중단된 미북 대화 재개 포석
북핵 '100개대 초반' 추정·중러 밀착…2019년보다 협상 난도 상승
미북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가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라고 참모들에게 요구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순방 때 김 위원장과 대면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으며 공식적인 회담 준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 WSJ "트럼프, 11월 중 선전 APEC 계기 김정은 대면 추진…공식 준비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중단된 미·북 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면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고 WSJ가 전했다.

백악관 관리는 두 정상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유엔대표부는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시아 순방에서도 김 위원장과 만남을 추진했다. 당시 북한도 물밑에서 회담에 열린 태도를 보였지만, 촉박한 일정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이번 회담 추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시도했던 정상외교를 다시 가동하려는 움직임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났고 이듬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회담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 전체 폐기에 합의하지 않으면서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다. 두 정상은 같은 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도 만났지만, 비핵화 협상의 교착을 풀지 못했다. WSJ는 2018년 체결된 '싱가포르 선언'에 대해 이전 미·북 합의보다 약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김정은 하노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친교 만찬'을 하는 모습./사진=하노이 AP=연합
◇ 트럼프, 한·미 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김정은에 회담 의지 신호

정상회담 추진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라는 구체적인 대북 신호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에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대폭 축소(substantially reduce)'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 비용과 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7일 김 위원장이 자신의 접촉 시도에 응답했다고 밝혔지만, 접촉 방식이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축소 결정에 한국이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행동에 동참할지를 물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실은 한반도 방위 태세와 국내 법적 절차를 고려하면서 가능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연합훈련 축소가 정상회담 의지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며 훈련이 김 위원장에게 회담 의지를 보여줄 구체적인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WSJ가 전했다.

훈련 축소는 실제 UFS 운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미가 방어 중심의 전반부 훈련만 실시하고, 반격 작전이 포함된 후반부를 취소하거나 연기해 전체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할 것이라고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일부 야외 기동훈련도 연기 또는 취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주한미군과 미국 국방부, 한국 국방부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북한은 연합훈련을 군사적 위협이라고 다시 비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축소 지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판문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걸어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되돌아오고 있다./연합
◇ WSJ, 이란전쟁 난항 속 미·북 정상외교 재추진 분석…개인외교 실효성 의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상외교 재가동에는 이란전쟁 상황도 맞물려 있다. WSJ는 이란에서 승리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외교정책 성과를 찾고 있다는 점을 정상회담 추진의 배경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일대일 회담을 미·북 대화를 다시 열 기회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일부 미국 관리들은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개인적 친분을 앞세운 정상외교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반도 담당 고위 관리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는 개인적 관계가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근거해 "또 다른 독재자를 달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과 미국 관리들은 성급한 합의가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과 미국의 관계에도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한국은 미·북 대화 재개 자체에는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우호적 관계'가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져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자주적 방위 역량 강화를 강조하면서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도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그는 강한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방북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을 환영하는 의식이 6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김정은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6월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식에서 조약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
◇ 북한, 핵전력·중러 관계 강화로 협상 입지 확대…미국, 북 핵보유국 인정 거부

가장 큰 변화는 2019년 이후 크게 강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이다. 독립 군비통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 약 60개를 개발했고, 최대 90개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이 추정치가 거의 10년 전에 처음 제시됐다며 북한이 공개한 수백 대의 미사일 발사대와 늘어나는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을 고려하면 현재 핵무기가 '100개대 초반(low hundreds)'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정보당국도 지난 3월 연례 위협평가에서 북한이 미사일과 핵탄두를 포함한 전략무기 프로그램 확대와 억지력 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한 달 뒤 로버트 카들렉 국방부 핵억지·화생방 방위정책 담당 차관보는 의회에서 북한 핵전력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능력을 계속 높이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이 핵 또는 재래식 탄두로 한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WSJ가 전했다.

북한의 대외관계도 2019년과 달라졌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수천 명의 병력을 파견해 실전 경험을 얻었고, 이란과 미사일 협력을 강화했다. 김 위원장은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났다. 미국과 외국 관리들은 김 위원장이 연말 이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으며 시점은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고 WSJ가 전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식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를 포기하고 자신들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받아들이도록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정상외교에 나서더라도 강화된 북한 핵전력과 중·러·이란과의 관계가 협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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