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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양산시의회 상설 예결특위, 의장의 칼 아닌 시민의 칼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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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8. 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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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심사 넘어 연중 감시체계 구축, 의회 견제 기능 강화
정쟁·보복 수단으로 변질 땐 ‘옥상옥’, 성과와 책임으로 증명해야
이철우4
이철우 전국부 기자
경남 양산시의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했다. 예산안과 결산안을 심사할 때마다 한시적으로 꾸리던 조직을 2년 단위의 상설기구로 전환한 것이다. 박일배 의장이 취임 이후 강하게 추진한 의회 쇄신책 가운데 하나다.

명분은 충분하다. 지방의회의 가장 강력한 권한은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심사하고, 제대로 집행됐는지를 따지는 데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된 예결특위는 심사 기간이 짧아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산의 흐름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집행률이 낮은 사업과 반복되는 불용액, 효과가 불분명한 민간위탁 사업을 추적하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상설 예결특위는 이 같은 구조적 허점을 메울 수 있는 제도다. 예산 편성부터 집행, 결산까지 연속적으로 감시한다면 의회의 전문성과 책임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시민의 세금이 어디에, 왜, 얼마나 쓰였는지를 연중 따져 묻는 체계가 비로소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위원회 간판을 상설로 바꿨다고 의회의 수준까지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 양산시의회는 국민의힘 의원단 내부 갈등과 본회의 집단 불출석 사태로 시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설 예결특위가 특정 세력의 영향력을 키우거나 집행부를 압박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재정 감시의 파수꾼'이 아니라 또 하나의 권력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

박 의장이 "예산을 쥐여주기 전에 집행부에 따져야 힘이 실린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다만 그 힘은 의장이나 특정 의원의 힘이 아니다. 시민이 의회에 위임한 권한이다. 예산 심사의 칼날은 정치적 반대편이 아니라 낭비와 특혜, 무책임한 행정을 향해야 한다.

집행부와의 관계에서도 견제와 감정은 구분돼야 한다. 최근 양산시의 조직 개편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시의회 사무국 인력 확충 문제에 대한 '분풀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박 의장은 이를 부인했지만, 의혹을 잠재우는 방법은 해명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과 공개된 기록이다.

그가 모든 업무 과정을 공문으로 남기겠다고 밝힌 만큼 조직 개편과 예산 심사의 기준, 판단 근거 역시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상설 예결특위가 제 역할을 하려면 몇 가지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위원 선임부터 정파적 나눠 먹기를 배제하고, 심사 기준과 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예산을 과다 편성하거나 집행하지 못한 사업은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대로 정당한 행정 수요까지 정치적 이유로 발목 잡는 행태도 경계해야 한다.

의회가 집행부를 강하게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견제의 강도보다 중요한 것은 견제의 근거다. 자료와 수치, 정책 효과로 따지는 의회는 시민의 신뢰를 얻지만 고성과 세 대결에 기대는 의회는 또 다른 행정 낭비를 낳는다.

6선의 박일배 의장이 꺼내 든 상설 예결특위는 분명 양산시의회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카드다. 동시에 잘못 사용하면 의회와 집행부의 대립을 키우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결과다. 낭비 예산을 얼마나 걷어냈는지,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얼마나 지켜냈는지, 집행부의 잘못을 어떤 근거로 바로잡았는지 보여줘야 한다. 상설 예결특위의 성패는 박 의장의 정치적 치적이 아니라 시민의 세금이 얼마나 제대로 쓰였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상설 예결특위는 의장의 칼이 아니다. 시민이 의회에 맡긴 칼이다. 그 칼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시민은 지켜볼 것이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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