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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익이 숲이 되는 선순환, 남산이 던지는 도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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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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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규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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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규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서울은 지금 '글로벌 톱3 도시'라는 원대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초일류 도시는 높은 경제 지표나 초고층 빌딩 몇 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글로벌 싱크탱크들이 말하는 초일류 도시의 기준은 매우 입체적이다. 강력한 비즈니스 흡인력, 지식 생산 능력, 인재를 유인하는 문화적 매력, 쾌적한 정주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여기에 탄소중립 실천과 세계를 연결하는 허브 기능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결국 도시 경쟁력이라는 외형적 성장과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라는 두 축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느냐가 핵심이다.

현실에서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도시는 드물다. 대개의 경우 개발을 밀어붙이면 자연환경이 무너졌고, 환경을 지키려 들면 도시가 활력을 잃는 딜레마에 빠지곤 했다. 개발 수익을 낙후 지역 재생이나 환경 복원에 재투자해 도시 전체의 경쟁력과 삶의 질을 지속 가능하게 끌어올리는 메커니즘은 도시설계 분야의 오랜 난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남산 곤돌라 사업은 매우 혁신적인 답안을 준비하고 있다.

남산은 서울을 보호하고 도심의 균형을 유지해 온 상징적 공간이자 최고의 시민 휴식처다. 하지만 지난 2021년 8월 대기 청정 지역 지정으로 관광버스의 남산 진입이 전면 통제된 이후 대중교통 접근성은 오히려 낮아졌고, 즐길 콘텐츠도 부족할뿐더러 생태환경의 가치도 체감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높아진 삶의 질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수요에 맞춘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곤돌라 설치를 비롯한 남산 일대 활성화 사업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 사업의 진짜 가치는 하드웨어 시설 자체가 아니라 수익금이 흘러가는 구조와 방식에 있다. 서울시는 곤돌라 운영 수익 전액을 남산의 생태 복원과 여가 환경 개선에만 사용하도록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다졌다. 도시재생기금 내에 '남산생태여가계정'을 신설해 수입금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만약 단순히 기업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이거나 관광객 수송만을 위한 일반적 인프라 확충이었다면 이 정도의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남산 곤돌라를 여느 토목사업과 차별화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도시 공간적 관점의 시너지도 명확하다. 최대 상업지구인 명동과 도심 한복판의 녹지인 남산이 단 5분 만에 이어진다. 이동권 혁신으로 교통약자를 포함한 누구나 제약 없이 정상에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접근성이 개선되어 방문객이 늘면 운영 수익이 커지고, 그 수익은 다시 남산의 회복과 숲을 되살리는 재원으로 전액 투입된다.

도심의 활력이 자연을 살리는 동력이 되고, 되살아난 자연이 도시의 매력을 끌어올려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다. 발길이 늘수록 도시와 자연이 함께 건강해지는 도시 방정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이미 세계적인 선진 도시들이 걸어온 길과 궤를 같이한다. 버려진 철길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뉴욕의 하이라인이나 도심 속 공공자산으로서 도시의 품격을 높인 런던의 하이드파크가 보여준 본질도 같다. 도심 속 자연을 방치하거나 박제하지 않고 시민의 일상으로 끌어들여 자산으로 키워낸 사례들이다.

오늘날 일류 도시의 경쟁력은 단발성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공공자산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고 생태적으로 순환시키느냐에서 갈린다. 서울이 이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면 전 세계 도시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선례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선순환을 온전히 누리려면 세심한 운영 관리가 필수적이다. 약속된 수익금이 남산 곳곳의 자연성 복원에 투명하게 쓰이는지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 또한 늘어난 방문객만큼 남산의 자연환경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행 동선을 정비하고 환경 보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이러한 과제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민되어 온 영역이다. 이 세심함과 투명성이 끝까지 더해질 때, 남산 곤돌라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이 친환경성과 활력을 동시에 갖춘 '글로벌 TOP 3 도시'에 성큼 다가섰음을 증명하는 참된 상징이 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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