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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부부 공무원’ 후광 뒤에 숨은 복지관장의 씁쓸한 특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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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오성환 기자

승인 : 2026. 08. 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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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오성환 기자 증명사진
오성환 전국부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위탁 복지시설 채용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밀양시종합사회복지관 신임 관장 채용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과정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보를 통해 제기된 '지연 공고'와 '자격요건 완화'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신임 관장 A씨와 현직 밀양시청 고위 공무원 간의 깊고 끈끈한 '가족·혈연 네트워크'가 추가로 드러났다. 복지 현장 경험이 전무한 4급 서기관(국장) 출신 A씨의 관장 취임 배경을 두고 지역사회가 더욱 서늘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취재 결과, A씨의 부인은 2025년 7월 1일까지 밀양시청 노인정책과의 담당 계장(6급)으로 근무한 바 있다. 비록 현시점에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상 직접적인 법적 저촉 여부를 다투기에는 시점이나 직권 범위에 논란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복지관의 예산과 감독권을 쥐고 있는 주무부서의 핵심 보직에 관장의 가족이 근무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정성'과 '도덕성'에는 이미 치명적인 균열이 갔다. 법적 처벌 조항을 요리조리 피해갔을지는 몰라도, 공공위탁의 대전제인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적 용인 범위를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더욱 실소를 자아내는 대목은 A씨 일가의 화려한 복지 인프라와 A씨의 '벼락치기 자격증'이다. A씨의 가족 중에는 사회복지직 사무관(5급)까지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문에 사회복지 전문 공무원을 두고 있는 4급 서기관 출신 인사가 현장 실무 경험은커녕 관장 응시 자격을 맞추기 위해 사이버 교육 등으로 급하게 2급 자격증을 손에 쥐어야만 했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사회복지 현장은 결코 사회복지직 경력이 없는 일반 행정직 퇴직 공무원의 '훈장 달아주기용' 재취업 창구가 아니다. 복지관장은 단순한 행정 관리자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고, 100여 명이 넘는 사회복지사들의 전문성을 지휘해야 하는 엄중한 자리다. 보건복지부가 관장의 1급 자격증과 15년 이상의 현장 경력을 만점 기준으로 제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 사회복지계 관계자들은 당시 공모 응시자 중 사회복지학 전공(1급) 후 공무원에 입문해 사회복지 부서에서 30년 동안 근무하며 사회복지 부서장을 역임했고, 퇴직 후 현장 실무 경험까지 겸비했던 고위직 공무원이 존재했음을 지적한다. 이들은 베테랑 복지 전문가를 제치고 무경력 행정직 출신이 발탁된 선발 기준은 '특혜'라는 표현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의 관심과 행정력이 선거 국면에 집중되던 시기였다. 시장의 직접적인 입김이나 개입이 작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 속에서, 오히려 감독 관청의 세심한 주의가 미치지 못한 행정 공백을 틈타 수탁 법인이 자의적인 채용 절차를 강행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부인 계장'이 거쳐간 주무부서의 후광, '사무관' 가족을 둔 4급 국장 출신이라는 배경, 그리고 그 인사를 위해 꿰맞춘 듯 지연된 채용공고와 기습적인 자격 완화 조항까지. 이 모든 정황은 공공 복지시설의 수탁 운영 시스템이 얼마나 손쉽게 무력화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의 구차한 해명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이해충돌 방지법의 맹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공공의 자산인 복지관을 사유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복지 현장 실무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처럼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음에도, 선거 국면 속 지자체의 자체 조사나 감독만으로는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기에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수탁 법인의 내부 규정 위반과 특혜 의혹, 그리고 행정 감독 부실의 진상을 명확히 가려내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감사원의 정식 감사와 경찰의 강제 수사가 필수적이다.

사법기관과 상급 사정기관이 직접 나서 공정성을 훼손한 수탁 법인 관계자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 행위 확인 시 수탁 지정 취소 등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공정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복지 현장에서 밤낮으로 땀 흘리는 진짜 전문가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오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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