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8∼28톤 간헐 배출에 추적 난항, 풀숲 가린 맨홀서 오염 흔적 확인
사업장 폐수관 접합부 파손 추정, 노후 관로 방치·시설 점검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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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주방세제를 생산하는 해당 업체가 사업장 내부의 노후 폐수관과 접합부를 제대로 점검했는지는 논란이 될 전망이다. 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들 때까지 업체가 이상을 감지하지 못한 데다, 오염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맨홀마저 잡목과 풀에 뒤덮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업장 폐수시설 관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양산시는 지난 24일 양산환경단체 관계자로부터 유산천에 폐수가 유입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회색빛 오염수가 하천 곳곳에 퍼져 있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물고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거나 죽은 모습이 목격됐다.
다만 양산시는 현장 조사 과정에서 물고기 폐사 개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는 입장이다. 시는 오염물질의 성분과 농도, 용존산소 고갈 여부 등을 토대로 하천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추가로 살펴볼 방침이다.
박유성 시 수질오염예방팀장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하천이 허옇게 뒤덮여 있어 상당한 규모의 오염수 유출 사고로 판단했다"며 "오염수가 흘러나오는 방향을 따라 지하 우수박스 안으로 들어가 관로를 추적했다"고 말했다.
오염원 추적은 쉽지 않았다. 조사팀은 유산천으로 이어지는 균열 부위에서 흰색 오염수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미 상당량이 하천에 유입된 뒤여서 최초 유출 지점을 곧바로 특정하기 어려웠다.
시는 첫날 오후부터 다음 날까지 지하 우수박스 약 900m를 직접 확인했다. 오염원과 가까워질수록 관로와 바닥에 오염 흔적이 짙게 남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뚜렷한 지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러 사업장의 우수관로와 배수시설도 차례로 조사했으나 오염수를 배출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
하천 지하박스 안쪽 약 26m 지점의 균열에서 흘러나온 물을 간이검사한 결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약 100ppm으로 측정됐다. 당시 하천수 측정값인 30ppm 미만보다 크게 높은 수치였다. 양산시는 이를 근거로 자연적인 하천수 유입이 아닌 사업장에서 발생한 오염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시는 항공사진과 내부 관로 자료를 대조해 균열 지점에서 약 30m 떨어진 D업체 부지 안에 맨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해당 맨홀은 잡목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 외부에서는 위치조차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조사 사흘째 시 직원들이 낫으로 풀과 잡목을 제거하고 맨홀을 열자, 하천 쪽 균열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흰색 오염 흔적이 확인됐다. 맨홀 내부의 간이 COD 검사에서도 높은 농도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D업체 폐수처리수에 적색 색소를 섞어 흘려보내는 추적시험을 실시했다. 업체 측 설명과 달리 붉게 착색된 물은 정상 배출된다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약 30분 뒤 유산천과 연결된 지하박스 균열에서 흘러나왔다. D업체 폐수관로와 하천 오염의 연결고리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박 팀장은 "업체 관계자는 폐수가 다른 배수라인으로 흐른다고 설명했지만, 색소를 투입해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된 균열 지점에서 붉은 물이 나왔다"며 "업체 폐수처리장에서 배출된 물이 맨홀과 지하 관로를 지나면서 새어 나온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D업체는 하루 평균 약 18∼28톤의 폐수를 배출하는 5종 사업장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는 폐수를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배출하지 않고, 통상 오후 시간대 처리한 폐수를 한꺼번에 관로로 보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오염수가 한동안 나오다가 끊기는 현상이 반복돼 유출원 확인에 시간이 걸렸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정상적으로라면 업체에서 처리한 폐수는 전용 관로를 통해 양산시 공공폐수처리시설로 보내져야 한다. 그러나 사업장 내부 맨홀과 시 관로를 연결하는 지하 관로 또는 접합부가 파손되면서 폐수가 토양과 구조물 틈을 거쳐 유산천으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파손 원인과 관리 책임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주물관 접합부가 부식·마모됐거나 콘크리트 배수박스에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지만, 양산시는 아직 어느 부분에서 어떤 원인으로 틈이 발생했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맨홀과 지하 관로가 사업장 부지 안에 설치돼 있었던 만큼 업체가 폐수시설의 노후화와 파손 여부를 제대로 살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염 경로를 확인할 핵심 맨홀이 잡목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방치됐다는 사실은 업체의 일상적인 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을 키우고 있다.
D업체는 폐수를 자체 처리한 뒤 공공폐수처리시설로 보내면 의무를 다한 것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처리수가 최종 처리시설에 도달하기 전 관로에서 새어 하천으로 흘러든 만큼, 배출 이후 경로를 포함한 폐수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는 유출원을 확인한 직후 해당 관로를 통한 폐수 배출을 전면 중단시켰다. D업체에는 폐수관로가 정상화될 때까지 발생 폐수를 저장탱크에 모은 뒤 전문업체에 맡겨 전량 위탁처리하도록 조치했다.
문제가 된 기존 맨홀과 연결관로는 폐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와 업체는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대규모로 굴착하는 대신, 업체 폐수처리장에서 더 가까운 공공폐수관로까지 사업장 내부에 새 관로를 설치해 직접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팀장은 "오염수가 더 이상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우선 폐수 배출을 차단했다"며 "기존 관로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공공폐수관로에 새로 연결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정상화될 때까지 폐수는 전량 위탁처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시의 신속한 후속조치와 별개로 사업장 폐수관로 관리제도의 사각지대도 드러났다. 폐수 배출사업장은 배출량과 관리등급에 따라 정기 점검을 받지만, 땅속에 묻힌 개별 사업장 관로의 부식과 접합부 누수까지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업체는 하루 폐수 배출량이 50톤 미만인 5종 사업장으로, 통상 연 1회 수준의 지도·점검 대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기존 점검에서 지하 폐수관로의 파손 가능성이나 맨홀 관리 상태가 확인됐는지는 불분명하다.
행정처분 여부도 쟁점이다. 현행법상 업체가 폐수를 고의로 하천에 무단 방류한 사실이 확인되면 조업정지 등 처분이 가능하지만, 이번 사고는 업체가 공공폐수처리시설로 폐수를 보내는 과정에서 관로가 파손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행정처분이나 수사 의뢰를 위해서는 위반 행위와 고의·과실, 시설의 관리 주체 등을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고의 방류가 아니더라도 업체가 사업장 내부 폐수관로와 맨홀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시설 파손을 예방하기 위한 점검 의무를 다했는지는 별도로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 역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하 폐수관로를 지도·점검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해 온 기존 관리 방식이 적절했는지 되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장 내부에서 발생한 폐수가 최종 처리시설에 도달할 때까지 전 구간의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하고, 노후 관로에 대한 정기검사와 누수 확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아시아투데이는 관로 관리 실태와 오염수 유출 경위, 피해 복구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D업체 관계자에게 연락처를 남기고 폐수 수질관리 담당자에게도 회신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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