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2304억원서 1260억원으로 감액
증축 가능한 가변형 설계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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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의회 백종숙 의원은 최근 열린 제295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우리가 만들어야 할 병원은 단지 예타를 통과한 병원이 아니라 개원 후 주민의 생명을 지키고 제로 작동하는 병원"이라며 원안 추진을 촉구했다.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은 거창·함양·합천 등 경남 서북부 3개 군을 담당할 지역거점 공공병원 건립을 목표로 추진됐다. 당초 계획은 18개 진료과와 300병상, 연면적 4만1603㎡, 총사업비 2304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지난 7월 제출된 사업계획 변경안에는 병상 수를 300개에서 200개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병상은 33%, 사업비는 2304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45%가량 감소한다. 연면적도 당초 계획보다 40% 이상 축소된다.
거창군은 병원 규모를 줄이더라도 18개 진료과와 필수의료 기능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백 의원은 300병상을 전제로 설계한 의료체계를 200병상 규모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24시간 응급·중증 진료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300병상 규모로 설계된 필수의료체계를 200병상 건물에 맞추겠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사실상 24시간 응급·중증 진료 기능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치료가능 사망률…지역 의료 공백 우려
거창군은 응급·중증 의료 기반이 부족한 의료 취약지역으로 꼽힌다. 보건당국 통계에 따르면 거창군의 치료가능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55.75명으로 전국 평균 43.8명보다 11.95명 많다. 치료가능 사망률은 적절한 치료나 수술을 제때 받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을 나타내는 지표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중증외상 등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인근 대도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 규모가 줄어 응급·중증 진료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주민들의 원정 진료 부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 의원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진한 거점 공공병원의 규모가 축소되면 지역민들은 다시 원정 진료길에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정주 여건을 악화시키고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타 통과보다 실질적인 의료 기능 우선해야
백 의원은 예타 통과를 위해 사업 규모를 줄이기보다 공공성과 주민 생명권을 근거로 300병상 원안의 필요성을 중앙정부에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의 재정 여건으로 단계적 건립이 불가피하다면 초기 설계부터 향후 300병상으로 증축할 수 있는 가변형 구조를 반영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200병상으로 먼저 문을 열더라도 의료 수요와 재원 확보 상황에 따라 병상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백 의원은 이홍기 거창군수와 집행부에 "300병상 실현 가능성을 성급하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중장기 재원 확보 방안과 병상 확장 계획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도 지방 공공병원 건립을 비용 대비 편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성뿐 아니라 지역균형발전과 공공의료 접근성, 응급·중증 환자의 생명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의 핵심은 건물을 새로 짓는 데 있지 않다. 경남 서북부 주민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적이다. 예타 통과를 위한 숫자 조정으로 병원의 핵심 기능이 약화한다면 사업의 취지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