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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막히니 기업대출 꿈틀… 은행, 금리 낮춰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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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9. 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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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조 돌파… 4개월만에 최대폭
5대銀 평균금리 연4.13%… 0.06%p↓
예금 '역머니무브'에 수익 확대 집중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은 한 달 새 6조원 넘게 증가하며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정기예금 등 수신 증가로 자금 운용처를 찾아야 하는 은행과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낮은 은행 대출을 찾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기업대출 금리는 오히려 낮아지는 등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 간 금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883조9647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877조7085억원)보다 6조2562억원 늘어난 규모다. 월간 기업대출 증가액이 6조원을 넘어선 건 지난 4월(6조2909억원) 이후 4개월 만이다.

기업대출 증가는 대기업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95조9746억원으로 전월보다 1.93%(3조7196억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올해 들어서만 25조6754억원 증가하며 전체 기업대출 순증액의 약 65%를 차지했다. 중소기업대출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잔액은 전월 대비 2조5367억원 늘어난 687조990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크게 꺾였다. 지난 6~7월에는 월 4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일 정도로 급증했지만, 지난달에는 3조140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출 총량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중순 총량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 영업에도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추가로 늘릴 수 있는 한도가 약 3000억원에 불과해 남은 기간에도 적극적인 가계대출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은행들은 기업고객을 향해 문을 더 활짝 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7월 가계대출 단순평균금리는 4.45%로 6월보다 0.14%포인트 상승한 반면, 기업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06%포인트 내린 4.13%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는 크게 올랐지만, 기업대출은 우대금리 지원 확대와 중소기업 대상 저금리 대출 취급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간 금리 격차는 0.32%포인트로 벌어지면서 6월의 두 배를 웃돌았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자본시장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유입되는 '역머니무브'가 두드러지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릴 필요성도 커졌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05조2319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예·적금 확대는 곧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으로선 늘어난 자금을 그대로 쌓아두기보다 운용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가계대출 확대가 제한된 만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겠단 구상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을 찾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3년 만기 신용등급 AA-급 회사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기준 4.518%로, 올해 연중 최저치(3.403%)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이 같은 신용등급의 기업에 4%대 초반 금리로 대출을 내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편이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여력이 종전보다 늘었지만 상당 부분이 집단대출 등에 배정돼 있어 가계대출을 대폭 늘리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은행 자금을 찾는 기업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려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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