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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美 방산 정조준…오스탈USA 인수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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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9. 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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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조선소는 상선 중심
오스탈은 美해군 함정 34척 인도
육·해상 '현지 방산업체' 위상 노려
최대 12억달러 예비 제안
계약손실·미 정부 승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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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2024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오스탈 USA 인수를 타진하는 배경에는 미국 내 조선 생산능력 확대보다 더 깊은 계산이 깔려 있다. 미국 해군·해안경비대 사업을 수행해온 현지 업체를 확보해 한화의 인지도와 주계약자 지위를 단숨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방산시장에서 인지도는 단순히 회사 이름을 알리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미 국방당국과의 계약 이행실적과 보안체계, 현지 인력·공급망, 납기 준수 기록이 사실상의 '명함'으로 작용한다. 오스탈 USA 인수는 한화가 이러한 실적을 처음부터 쌓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거래인 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 USA는 지난달 오스탈 USA의 사업체와 운영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10억5000만~12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제안은 현금과 부채를 제외한 기업가치 기준의 예비·비구속적 조건부 제안이다. 오스탈의 호주 상장주식과 호주·필리핀·베트남 사업은 대상에서 빠졌다. 거래가 진행될 경우 오스탈 USA 관련 지주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하거나 이에 준하는 별도 구조를 적용하게 된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에 4주간의 실사를 허용했다. 다만 4주는 한화가 요청한 자료가 제공된 날부터 계산되기 때문에 실사 종료일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스탈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도 한화가 미국사업 자료실을 통해 계약과 재무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선 조선소 넘어 '미 해군 주계약자'로

오스탈 USA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한 조선소 부지나 설비보다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사업에서 쌓은 이력에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본사를 둔 오스탈 USA는 지금까지 미 해군에 함정 34척을 인도했다. 현재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수상함을 건조하는 동시에 버지니아급·컬럼비아급 핵추진잠수함과 항공모함에 들어가는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가 밝힌 미국사업 계약잔고는 약 100억달러에 달한다.

오스탈 USA는 샌디에이고에 9000t급 부유식 도크를 갖춘 함정 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버지니아주에는 방산·해양 기술센터도 두고 있다. 모빌 조선소에서는 잠수함 모듈 생산시설과 대형 강선 조립시설 확장도 진행 중이다.

이는 한화가 2024년 1억달러에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와 다른 성격이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연안무역법인 존스법 적용 상선과 미 해사청 훈련선 건조 실적이 중심이다. 한화는 50억달러를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을 2척 미만에서 최대 20척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군함을 건조한다는 계획이지만 미 해군 사업에서는 올해 3월에야 첫 하도급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반면 오스탈 USA는 이미 미 해군·해안경비대와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방산업체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상선 건조 기반인 필리조선소에 더해 수상함과 핵추진잠수함 공급망까지 연결된 현지 방산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김 부회장에게 오스탈 USA가 '마지막 퍼즐'로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필리조선소가 한화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알린 교두보라면 오스탈 USA는 한화를 미국 방산시장 내 실질적인 현지 사업자로 각인시킬 수 있는 자산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가 오스탈 USA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조선업을 넘어 미국 군함 건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는 것"이라면서 "실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도 이런 전략적 판단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상무기 분야에서도 미국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디펜스 USA는 지난달 미 육군의 기동형 전술화포 사업에서 K9 계열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옵션 12문을 포함한 계약 규모는 최대 2억6290만달러다. 아직 양산 수주가 아닌 시험평가 단계지만 한화가 미 육군에서 확보한 첫 대형 계약이라는 의미가 있다.

K9 시제품 사업이 미국 지상무기 시장에서 한화의 이름을 알리는 출발점이라면 오스탈 USA 인수는 해양방산에서 주계약자 간판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현지 사업실적을 쌓아 종합 방산업체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김 부회장의 구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13억8260만호주달러 매출에도 적자…실사 핵심은 '부실계약'

다만 오스탈 USA가 보유한 기존 함정 계약의 손실은 한화가 넘어야 할 관문이다.

오스탈의 2026회계연도 공식 실적에 따르면 미국사업 매출은 13억8260만호주달러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이자·세전손실(EBIT loss)은 2억280만호주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오스탈 그룹도 매출 20억2890만호주달러를 기록하고도 EBIT 1억2520만호주달러 적자와 순손실 5360만호주달러를 냈다.

적자의 주된 원인은 예인·구난함(T-ATS), 중형 보조부유식도크(AFDM), 상륙주정(LCU) 사업에서 발생한 예상손실을 충당금으로 한꺼번에 반영한 데 있다. 오스탈은 미 국방당국과 신속한 계약조건 조정에 합의하지 못하자 계약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재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오스탈 측은 해당 손실이 현금 유출이 아닌 회계상 충당금이며 계약조건 변경에 따른 비용을 돌려받기 위한 공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함 모듈과 함정 유지·보수 사업은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룹 전체 수주잔고도 165억호주달러에 이른다.

한화로서는 계약별 추가 손실 가능성과 미 정부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금액, 회수 시점을 실사에서 가려내야 한다. 최대 12억달러라는 최초 제안가격이 유지될지도 이 결과에 달렸다.

미국 정부의 승인도 변수다. 오스탈 공시에 따르면 거래에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안보국(DCSA), 반독점 심사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화는 실사기간 미 국방부와 해군·해안경비대 등 주요 발주처와도 거래조건을 협의할 수 있다.

호주 유력 일간지 디오스트랄리안은 미 국방부가 거래에 엇갈린 신호를 보내면서 협상 진전이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거래에 반대하거나 심사를 중단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당국의 태도보다 앞으로 진행될 안보·외국인투자 심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결국 오스탈 USA 인수의 성패는 기존 함정계약의 손실을 어느 수준에서 차단하고 미국 정부의 신뢰를 얻느냐에 달렸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국에 조선소를 가진 한국 기업을 넘어 미 해군·해안경비대와 직접 거래하는 현지 방산업체로 위상이 달라진다. 김 부회장이 오스탈 USA에 주목하는 이유는 조선소 한 곳을 더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방산시장에서 통할 '한화'라는 이름과 이행실적을 함께 사기 위해서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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