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자살시도자 81.4%, 지역사회 연계 못 해
센터 인계 고위험군…사례관리 동의 5.7%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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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자살예방에 전례 없이 힘을 싣고 있습니다. 내년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자살예방 상담전화와 지역센터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이죠. 금융연체와 우울증 등의 정보를 활용해 고립위험군을 찾아내고, 인공지능(AI)으로 온라인 자살유발정보를 탐지합니다. 24시간 자살 시도·사망 현황을 관리할 국가자살대응실도 새로 만듭니다.
문제는 한쪽에서 위험한 사람을 찾아내도 병원과 경찰·소방, 자살예방센터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 연결이 끊긴다면 넓어진 안전망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정부 감사에서 드러난 수치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20~2024년 응급실 사후관리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찾은 자살시도자 가운데 사망자를 제외한 81.4%가 자살예방센터나 다른 지원기관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현행법상 응급의료기관이 정보연계 대상기관에서 빠져 있어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센터에 정보를 넘기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센터에 전달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경찰과 소방을 통해 연계된 고위험군 가운데 8회 사례관리에 동의한 비율은 5.7%에 불과했습니다. 상담을 끝까지 마친 비율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담을 시작하겠다고 동의한 단계부터 5.7%에 그친 것입니다. 정부가 더 많은 고위험군을 찾아낼수록 관리망 입구에서 쌓이거나 다시 빠져나가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도 정보를 연계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처음 상담을 거부한 대상자에게도 참여를 계속 권유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센터 인력도 늘릴 계획입니다.
응급실에서 지역센터로 대상자가 실제 인계됐는지, 첫 상담이 이뤄졌는지, 치료와 복지지원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할 책임 주체가 분명해야 합니다. 상담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관리가 끝나지 않도록 후속 접촉 기준도 마련해야 합니다. 센터 인력은 일률적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지역별 관리대상과 업무량에 따라 배치하고, 전화나 문자 발송을 실제 상담과 같은 실적으로 잡는 평가 방식도 바로잡아야 합니다.
AI는 위험한 게시물을 찾아낼 수는 있어도 사람을 상담실까지 데려다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자살예방은 '연속성'이 중요합니다. 위험 신호를 찾아내고 상담과 치료, 경제·복지 지원, 일상 회복까지 단절 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정책 성과도 발굴 건수와 전화 발신 횟수가 아니라 실제 접촉률과 치료 연계율, 상담 지속률로 평가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자살예방 명단에 올렸느냐로 성패를 따질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빠져나갈 구멍부터 촘촘하게 꿰매야 비로소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