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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0일 넘긴 조희대…‘재판 지연 해소’ 약속 못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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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9. 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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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취임 당시 '재판 지연' 해소 강조
법관 수 늘고 사건 수도 증가해 효과 미미
조희대 대법원장 출근
조희대 대법원장이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3일 '법원의 날'을 앞둔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당시 당면 과제로 내걸었던 '재판 지연' 해소는 취임 1000일을 넘긴 지금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법관 수를 늘리고 장기미제 사건 관리에 나섰지만 사건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일선 재판부의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법원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2월 취임사에서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는데도 법원은 이를 지키지 못해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재판 지연 문제를 사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후 대법원은 사건 적체 해소에 나섰다. 실제 재판 업무에 투입되는 가동법관 수는 2023년 2368명에서 2411명으로 43명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접수 사건도 1만6814건 증가하면서 법관 증원 효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법관 1인당 처리 사건은 2023년 495.1건에서 2025년 496.7건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항소심으로 올라가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같은 기간 고등법원 가동법관 수는 343명에서 341명으로 줄었고 접수 사건은 5228건(14.6%) 증가했다.

1·2심의 사건 부담 증가는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현재 대법원은 대법관 공백까지 겹치며 주요 사건 심리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7일 퇴임한 이흥구 전 대법관은 대법원이 처한 상황을 '사건의 홍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문제는 재판 지연이 단순히 법관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사건이 복잡해지고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기록 검토와 증거 조사 등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 늘 수밖에 없다.

법원 내부에서는 현재 심급 구조와 재판 절차를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1심 재판 역량을 높여 사건이 상급심으로 과도히 몰리는 것을 막고 대법원이 사실관계 심리에 소모하는 부담을 줄여 본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재경지법 판사는 "형사재판의 경우 불필요한 증거까지 조사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재판부 역량을 불필요하게 소모하도록 만든다"며 "재판부 증원뿐만 아니라 절차 자체를 간소화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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