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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가특구 노동 특례, 정부 결단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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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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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연구직 대상 주52시간 예외적용, 파견근로 가능업무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메가특구특별법'에 담길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등의 노동 특례를 논의하기 위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노동계와 경영계에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나 메가특구 등 현안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와 경영계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향후 국가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국책 사업을 결정하는데 노사 합의라는 '형식'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경영계는 물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도 노동 특례에 대한 입장을 이미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대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노동시간 유연화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 반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국노총도 "대화 참여가 노동 특례 수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노동 특례와 관련해 정부 내에서 '정부안'으로 부를 정도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당정은 연구·개발(R&D) 직군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주 52시간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고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게 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exemption·면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을 현행 1~3개월 단위가 아니라 6개월 단위로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반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반대" 입장이다. 청와대는 어떤 입장인지 명확하지 않다. 정부안이 정확히 무엇인지 불명확하며, 논의 시한도 없으며, 협상 결렬 시 대안은 무엇인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정은 이달 안에 특구법을 발의해 연말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도 김 노동부 장관은 "대화 자체가 목적"이라고 했다. 이런 식이면 시간만 끌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특구법 노동 특례의 최우선 적용 대상이 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에 양대 노총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제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더하는 요소다. 노동 전문가들은 설사 양대 노총을 설득하더라도 이들 두 반도체 기업 노조의 동의 여부는 별개 문제라고 한다. 노동 특례를 용인, 이천 등 기존의 반도체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지역 특례'로 한다는 것도 문제다. 호남의 반도체 사업장에는 적용되고 같은 기업이라도 다른 지역의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건 난센스다. 김 노동부 장관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면서 "첨단산업 분야에서 국운이 걸린 글로벌 총력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미국이 자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을 재촉하고,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 속도도 예상을 뛰어넘는다. 최소한 정부가 의견은 듣겠지만 노조가 '거부권'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원칙은 정하고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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