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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투입 체육대회 참가비가 개인 통장으로…양산시 “관행이라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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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9. 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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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후원금 등 사업계획·정산서에서 누락
단체마다 제각각 회계 처리, 관리·감독 사실상 ‘구멍’
문제 드러난 뒤 전용 통장 개설·회계 교육 ‘뒷북 대응’
체육회 보조금
국민 세금이 투입된 체육대회에서 참가비가 개인 계좌로 입금되고 공식 사업계획과 정산 내역에서 누락되자 양산시가 수익금 전용 통장 개설과 회계 교육에 나섰다./AI 이미지
국민 세금이 투입된 체육대회의 참가비가 개인 통장으로 들어가고 공식 사업계획과 정산에서도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경남 양산시는 체육단체마다 제각각이던 수익금 처리 관행을 바로잡지 못한 채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전용 통장 개설과 회계 교육에 나섰다.

16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0일 전국 226개 기초지방정부 가운데 체육 분야 보조금 정산·관리 부실이 우려되는 12곳을 선정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보조사업 전 과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에는 양산시와 통영시 등 경남지역 지자체 2곳이 포함됐다.

권익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기초지방정부가 추진한 체육 분야 보조사업은 3만1578건, 교부된 보조금은 약 1조5313억원에 달한다.

조사 대상 지자체에서는 체육단체들이 대회를 개최해 참가비와 입장료, 협찬금, 후원금 등을 받고도 보조금 신청 단계부터 정산까지 수익 발생 사실을 누락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처럼 수익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업에 투입된 보조금만 최소 200억원이 넘는다. 상당수 단체가 수익금의 수입·지출 내역과 증빙자료조차 제출하지 못해 실제 누락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게 권익위 판단이다.

양산시에서도 일부 전국대회 주관 단체가 참가비 등 수익금을 보조사업 계획과 정산에 포함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지현 양산시 스포츠마케팅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부 단체는 수익금을 포함해 사업계획을 올렸고 일부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각자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대로 처리해 산발적으로 달랐다"고 말했다.

체육단체마다 제각각인 회계 처리가 장기간 이어졌지만 양산시는 이를 바로잡을 통일된 관리 기준조차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일부 단체는 참가비를 단체 명의 계좌가 아닌 개인 통장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적 보조금이 들어간 대회에서 발생한 수익금이 개인 명의 계좌를 거쳤지만 양산시의 통제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문 팀장은 "단체 통장이 없는 곳이 많았다"며 "개인 명의 통장으로 참가비를 받아 사용했지만 대회에 모두 쓴 것으로 서류를 통해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단체는 고유번호증 발급이나 단체 명의 통장 개설 절차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시는 참가비가 사업계획서에 기재되지 않자 해당 대회에서 별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문 팀장은 "참가비를 받는 대회가 있었지만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참가비가 발생하지 않는 줄 알았다"며 "다른 지자체들도 보조금만 사업계획에 넣어 정산하는 방식을 관행적으로 적용해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조금을 교부하고 정산을 책임져야 할 양산시가 단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만 믿은 채 실제 참가비 수납 여부와 자금 흐름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관행이라 몰랐다'는 해명 역시 시민 혈세를 관리해야 할 지방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익금이 개인 계좌로 들어가고 공식 회계에서 누락됐는데도 대회에 사용됐다는 서류만으로 지출을 인정했다는 점도 논란이다. 수입부터 지출까지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확인해야 할 보조사업 회계 원칙이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이다.

환수 가능성에 대해 문 팀장은 "권익위가 수익금이 대회에 모두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처음부터 사업계획에 포함하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담당자 징계 여부에는 "권익위 조사 결과가 통보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양산시는 올해부터 체육단체에 수익금 전용 통장을 개설하도록 하고 참가비 등 모든 수입을 사업계획과 정산에 포함하도록 교육했다고 밝혔다. 개인 계좌를 통한 수익금 수납과 회계 누락 문제가 드러난 뒤에야 기본적인 통제 장치를 마련한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양산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는 정회원 38개, 준회원 3개, 인정단체 9개 등 모두 50개다. 양산시는 시장기와 협회장기 대회를 비롯해 각종 전국대회에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환수 등 시정조치를 권고하고 횡령·배임 등 형사처벌이 필요한 사안은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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