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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카드서 아티스트 협업까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디자인 실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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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9. 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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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삭스·카텔란 등 세계 작가와 협업
전용 서체·패키지로 브랜드 경험 확장
정태영 주도 장기 전략… 독창성 각인
2017년 현대카드가 세로형 신용카드를 선보였을 때 업계엔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신용카드는 가로형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행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정태영 부회장 주도로 일찌감치 '디자인 경영'을 내세워온 현대카드는 업계에서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 온 곳이어서다.

현대카드의 디자인 실험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카드 플레이트를 넘어 전용 서체와 패키지까지 하나의 디자인 체계로 끌어들인 데 이어, 이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과 손잡고 신용카드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현대카드가 디자인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건 다른 카드사와 달리 오너 경영인인 정태영 부회장의 추진력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좋은 디자인은 페르소나를 투영한다'는 정 부회장의 디자인 철학이 현대카드의 브랜드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이탈리아 출신의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함께 '현대카드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톰 삭스와 함께 만든 '현대카드 톰 삭스'에 이은 두 번째 아티스트 스페셜 플레이트다. 일회성 협업을 넘어 아티스트와 함께 카드 디자인을 만드는 시리즈로 확장한 모습이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크레딧 카드는 가상의 국가인 'Republic of Hyundai Card'의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현대카드 로고와 결합한 독창적인 가상 국가 문장, 카텔란의 대표작 바나나 이미지를 담은 홀로그램 패턴 등이 담겨있다. 프로필 사진은 현대카드 회원 본인 사진이나 인공지능(AI) 아티스트 캐릭터 'CATT'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톰 삭스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카드 플레이트를 하나의 디자인 작품으로 만드는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톰 삭스 크레딧 카드는 두랄루민과 브론즈 등의 소재를 활용했으며 카드에 구멍을 내는 등 파격적인 형태로 구현됐다. 출시 한 달 만에 발급량이 1만장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재출시된 알파벳카드 역시 현대카드의 디자인 전략을 대표하는 상품이다. 현대카드는 2003년 처음 선보였던 알파벳카드를 재정비해 현재 11종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알파벳카드 전용 서체도 개발했다. 알파벳카드에 걸맞은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한 행보다. 카드 플레이트부터 서체와 패키지까지 고객이 접하는 모든 영역에서 동일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디자인 경영의 중심에는 정 부회장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이끌면서 카드 디자인뿐 아니라 기업 전용 서체인 '유앤아이(Youandi)'를 도입하고 문화공간과 전시 등으로 디자인 영역을 확대해왔다.

정 부회장은 이번 카텔란 크레딧 카드도 직접 발급받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디자인과 문화 콘텐츠를 직접 알리며 홍보대사 역할도 자처하는 모습이다.

디자인 경영이 카드사의 수익성과 직접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현대카드가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소비자들에게도 '디자인=현대카드'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공연 등을 통한 문화마케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정 부회장이 디자인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는 만큼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꾸준한 실적 성장도 장기적인 브랜드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톰 삭스 크레딧 카드, 알파벳 카드를 선보이는 가운데 순이익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주요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현대카드는 10.7% 늘어난 350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임기가 정해져 있는 다른 카드사 CEO와 달리 정 부회장이 20년 이상 이끌어오면서 일관된 디자인 경영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현재의 현대카드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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