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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육군사령관 “군사력 보여줘 중국 억제”…한국 비축 탄약 필리핀 실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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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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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 "적이 우려할 정밀타격 능력 공개"…미 본토 발사대·한국 탄약 필리핀 이동
타이폰·하이마스 전진 운용…연 54차례 훈련으로 동맹 기동·타격 능력 과시
브런슨, 역내 군수 거점·한반도 분산훈련 구상
AUSA 대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왼쪽부터)·로널드 클라크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타라 머피 도허티 에어(Air)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연례회의의 '현대군사포럼: 결정적 지상전력(Decisive Landpower)'에서 대담하고 있다./AUSA 영상 캡처
【기사 요약】
▲ 클라크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은 정밀 타격 능력과 전투준비태세를 의도적으로 보여줘 중국의 군사적 행동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 미국 육군은 미국 본토의 장거리 정밀 타격 발사대와 한국에 비축된 탄약을 필리핀으로 이동시켜 실사격 임무를 수행했다.
▲ 미국 태평양육군사령부는 연간 54차례의 연합훈련과 첨단 무기의 일시 배치로 역내 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의 방산·조선 기반을 활용한 역내 군수지원 거점과 연합훈련 분산 구상을 제시했다.

로널드 클라크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이 인도·태평양에서 미군의 정밀 타격 능력과 전투준비태세를 의도적으로 드러내 전쟁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미국 본토의 장거리 정밀 타격 발사대와 한국에 비축된 탄약을 필리핀으로 이동시켜 실사격 임무를 수행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동맹국과 연계한 미군의 기동·군수지원 능력을 강조했다.

미 해병대 필리핀
미국 해병대의 '해군·해병대 원정 선박 차단 체계(NMESIS)'가 미국 공군 C-130 수송기에 실려 2025년 4월 26일 필리핀 북부 카가얀 국제공항 랄로에 도착하고 있다./AP·연합
◇ 클라크 미 태평양육군사령관 "군사력 공개로 중국 억제"…타이폰·하이마스 전진 운용

클라크 사령관은 FT 인터뷰에서 "내 지휘 기간에 전쟁을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군사적 능력과 준비태세를 보여주고 싶다"며 상대가 우려해야 할 정교한 군사능력을 의도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 상대가 행동을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상대가 '이것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여기게 만든다"며 "상대가 멈칫하게 하려고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태평양육군사령부는 중국과의 충돌, 특히 대만을 둘러싼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무기를 필리핀과 일본 등 역내 국가에 일시적으로 배치하며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대표적인 무기는 이동식 중거리 미사일 발사 체계인 타이폰(Typhon)이다. 필리핀과 호주에서 훈련에 투입된 타이폰은 함정 공격용 SM-6 미사일과 지상 목표물 타격용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필리핀에 배치되면 중국 연안 일부 지역까지 타격할 수 있다.

미국 육군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도 동맹국과의 연합작전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타이폰의 역내 배치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FT는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올해 중국에 대한 공개 비판 수위를 낮췄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중국을 공개적으로 지목해 비판하는 관행을 '공작새처럼 과시하기(peacocking)'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군은 중국에 대한 억제력 강화 노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미국 육군이 태평양에 이 정도 수준의 자원과 능력을 투입하는 것을 내 경력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태평양육군사령부는 지난해 11월 군사정보와 심리전·사이버전·전자전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제1전구정보우위파견대(1st Theater Information Advantage Detachment)를 창설했다.

숀 하이저컨 부대장(대령)은 이 부대가 미군의 접근이 위협받을 수 있는 태평양 내 지역을 식별하고 동맹국이 항만 등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도록 지원한다고 FT에 설명했다.

브런슨 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골드인스티튜트(GI)와 한미동맹재단이 공동 개최한 '인도·태평양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 본토 발사대·한국 비축 탄약 필리핀 실사격…"기지 아닌 장소"

한국과 가장 직접 연결되는 사례는 올해 실시한 필리핀 실사격훈련이다. 미국 육군은 미국 워싱턴주 루이스-매코드 합동기지(JBLM)에서 장거리 정밀 타격 발사대를 필리핀으로 전략 수송하고, 한국에 비축된 탄약도 필리핀으로 이동시켜 하이마스 신속 전개와 실사격 임무를 수행했다.

앞서 클라크 사령관은 1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현대군사포럼에서도 같은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발사대와 탄약의 이동, 동맹국의 협조, 공역 관리,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 최종 사격에 이르는 과정이 상대에게 관측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군이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장비와 탄약을 집결시켜 실전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억제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클라크 사령관은 이러한 전력 운용을 설명하면서 "기지가 아니라 장소(places, not bases)"라는 표현을 소개했다. 고정된 군사기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동맹국과 협력해 필요한 지역에서 전력을 운용하는 접근이다.

한국에 비축된 탄약을 필리핀으로 이동시킨 사례는 한반도에 있는 군수 자산이 인도·태평양의 연합훈련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클라크 사령관은 해당 탄약의 소유·관리 주체와 수량, 구체적인 이동 절차를 공개하지 않았다. 특정 주한미군 전투부대의 한반도 밖 이동이나 한국 방위 임무 변경을 의미한다고 밝힌 것도 아니다.

브런슨 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를 가르키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한국 산업기반 최고 수준"…역내 군수 거점 구상

AUSA 대담에 참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의 방위산업과 조선업을 역내 군수지원의 핵심 기반으로 평가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이 "절대적으로 최고 수준의 산업기반(absolutely premier industrial base)을 갖췄다"며 K9 자주포와 전차, 미국 패트리엇에 상응하는 천궁 방공체계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미군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 본토로 보내 수리한 뒤 다시 아시아로 가져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등 동맹국의 생산·정비 능력을 현지에서 활용하는 지역 지속지원 거점(regional sustainment hub) 구상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이 세계 선박 건조량의 약 15%, 일본이 약 10%를 담당한다고 설명하면서 양국의 조선·정비 역량을 활용하면 미군 함정을 더 오랫동안 역내에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싸우는 곳에서 고치면 전구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한국과 함께 수행해 온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례도 거론했다.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 사이의 장거리 수송에 의존하기보다 한국의 생산·정비 기반을 활용해 전력을 전방에 유지하자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운용의 핵심 요소로 주둔태세(posture)·방호(protection)·지속지원(sustainment)을 제시하면서 전력을 전진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장기간 보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수 준비태세 소프트웨어 기업 에어(Air)의 타라 머피 도허티 최고경영자(CEO)는 미군 제2보병사단과 제8군 지속지원사령부에서 군수 데이터 통합과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허티 CEO는 지난 1년간 해당 부대들에서 미충족 보급 청구를 찾아내고 단종 부품을 대체하는 방식 등으로 수천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 중인 8월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아테나-R 정찰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
◇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 연 54차례 훈련·7개 사단 배속…동맹 작전능력 강화

클라크 사령관은 AUSA 대담에서 광대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력 배치와 작전을 제약하는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 서부 해안에서 선박으로 타이베이(臺北)까지 이동하는 데 약 한 달, 하와이에서 호주까지는 19일이 걸린다며 전쟁이 임박한 뒤 미국 본토에서 전력을 이동시키면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담당 구역이 17개 시간대와 지구 표면의 52%, 지구 육지의 25%에 걸쳐 있다고 소개했다. 태평양육군사령부는 '작전 패스웨이스(Operation Pathways)'를 통해 연간 54차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클라크 사령관은 FT 인터뷰에서 이러한 훈련이 연중 분산돼 있지만, 적대국이 동맹국과 협력국을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에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반발을 우려하는 일부 동맹국이 미군 무기의 영구 배치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도 일시적인 전력 배치와 반복적인 연합훈련으로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군과 관계를 유지해 온 캄보디아와도 약 10년간 중단됐던 연합훈련 '앙코르 센티널(Angkor Sentinel)'을 내년 2월 재개할 예정이라고 FT가 전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역내 동맹국의 미국 안보 공약에 대한 불안을 키웠지만 군사협력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역내 국가들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미국이 선택받는 안보 협력 상대가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USA 대담에서 태평양사령부에 제11공수사단과 제25보병사단, 제2보병사단 등 7개 사단이 배속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 본토에 있는 인디애나주의 제38보병사단과 캘리포니아주의 제40보병사단도 포함돼 있어 7개 사단이 모두 태평양 지역에 상시 주둔하는 것은 아니다.

클라크 사령관은 동맹군과의 인적·절차적·기술적 상호운용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미군과 동맹국이 서로 다른 통신체계에 의존하던 3국 연합 지휘소 연습에서 2년도 지나지 않아 표적 수준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위기나 분쟁이 닥친 뒤에는 서로 믿을 수 있는지를 묻기에는 너무 늦다"며 평시 연합훈련을 통한 신뢰와 작전 능력 확보를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골드인스티튜트(GI)와 한미동맹재단이 공동 개최한 '인도·태평양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브런슨 "한국 지휘부 분산훈련"…한·미·일·필리핀 연계 강조

브런슨 사령관은 클라크 사령관의 필리핀 실사격훈련 설명에 이어 서울과 도쿄(東京), 마닐라 등 미국의 3개 조약 동맹국이 위치한 지역을 거론했다.

그는 이들 지역의 전력과 군수 자산을 이동·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대의 군사적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 필리핀의 전략적 위치를 활용한 미군의 기동·타격 능력이 역내 억제력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에서 매년 실시하는 두 차례 대규모 지휘소 연습에 집중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위협을 거론하며 제주부터 경기도 북부까지 지휘부를 분산해 훈련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한곳에 지휘부를 집중하면 상대가 습득한 타격 전술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지휘부 인원을 헬기에 태워 부대가 주둔지를 벗어나 이동하는 상황을 상정한 전략 연습도 실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상시 교통 상황을 전제로 한 기동계획도 재검토해야 한다며 실제 지형을 확인하고 변화한 작전 환경에 맞춰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크 사령관이 한국에 비축된 탄약의 필리핀 이동을 통해 역내 군수·기동 능력을 보여줬다면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 산업기반을 활용한 지속지원과 한반도 내 분산 훈련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한국 비축 탄약의 역내 활용과 주한미군 전투부대의 역외 이동은 구분해야 한다. 이번 FT 인터뷰와 AUSA 대담에서 주한미군의 전력 재배치나 한반도 방위 임무 변경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우리는 한반도에서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있다"며 "미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홈랜드(homelands)'를 모두 방어하기 위해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크 사령관의 역내 전력 운용 구상과 브런슨 사령관의 한국 군수·훈련 전략은 동맹국의 생산·보급·기동 능력을 결합해 인도·태평양에서 미군의 지속적인 작전 능력과 억제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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