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이어 두 번째 분리 도전…주민 62% 지속 전망
미 50% 관세 피소…카니 총리 29일 EU·11월 APEC 외교
|
▲ 캐나다 앨버타주 주민 75.5%가 비구속성 주민투표에서 잔류를 선택해 분리독립 절차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 카니 총리는 정치적 부담을 덜었지만, 앨버타주 주민의 62%는 분리주의 운동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 카니 총리는 EU·APEC 외교에 나서며 미국에서는 캐나다산 제품 200억달러 규모에 부과된 50% 관세의 적법성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됐다.
캐나다 최대 산유지 앨버타주 주민들이 19일(현지시간) 실시된 비구속성 주민투표에서 75.5%의 지지로 캐나다 잔류를 선택하면서 분리독립 절차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성명에서 "앨버타 주민들은 분명한 선택을 했다"며 "그들은 통합을 선택했고, 함께 건설해 나가며 서로를 돌보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앨버타 선거관리위원회의 20일 잠정 집계에서 투표소 81%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잔류 지지는 75.5%, 분리독립 절차 개시 찬성은 24.5%로 나타났다. 이번 비구속성 주민투표는 캐나다의 주로 남을지,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할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 절차를 추진할지를 묻는 형식이었다.
카니 총리는 성명에서 '캐나다는 각 부분의 합보다 더 위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캐나다에 위대한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앨버타주 주민들이 통합을 선택한 데 대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대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지사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앨버타 주민들은 통합된 캐나다 내에서 더 강력한 앨버타주를 선택했다"며 결과를 환영했다. 스미스 주지사는 분리독립에 반대하면서도 집권 통합보수당 내 분리주의자들의 압력에 따라 이번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AP통신은 앨버타 주민들이 분리독립 추진에 제동을 걸면서 카니 총리와 캐나다 통합 지지자들이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고 했고, 로이터통신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 국가 통합을 추진하는 카니 총리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
이번 주민투표는 카니 총리가 2주 사이 직면한 두 번째 분리주의 도전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지난 5일 프랑스어권 퀘벡주 선거에서는 독립을 지향하는 정당이 집권했지만, 분리독립 주민투표 공약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퀘벡주는 1980년과 1995년 두 차례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앨버타주의 분리주의 운동도 이번 결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분리주의 지도자들은 투표 전부터 패배하더라도 다시 주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가 지난 16일 공개한 조사에서는 앨버타주 주민의 62%가 분리주의 운동이 결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분리주의 지도자 키스 윌슨은 "적어도 앨버타 주민의 4분의 1은 앨버타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분리주의자들은 앨버타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이 다른 지역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는 반면, 연방정부의 규제는 지역 경제를 제약한다고 주장해 왔다. 자원 개발과 이민·사법·복지 정책 등 주정부 고유 권한에 대한 연방정부의 과도한 개입도 주요 불만으로 제기됐다.
반면 캐나다 원주민인 퍼스트네이션(First Nations) 단체들은 연방정부와 체결한 토지 조약이 앨버타주 창설보다 앞선다는 점을 들어 분리독립 구상에 반대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이민에 대한 주정부의 권한, 교육·사회복지·의료 등 공공서비스 이용, 유권자 신분 확인 요건에 관한 9개 비구속성 문항도 포함됐다. 잠정 집계에서 이 가운데 8개 문항이 찬성 우위를 보였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카니 총리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분리독립 절차 추진에 찬성하는 것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상징적 선택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중앙은행 총재 재직 당시 경험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거론하며 지난 5월 "그것은 매우 위험한 허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에서 벌어진 일을 직접 봤다"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자신들이 투표한 줄 몰랐던 결과를 되돌리려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
지난해 취임한 카니 총리는 앨버타주 주민들의 불만을 의식해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관계 재정립에 힘써왔다. 앨버타주에서 성장한 그는 일부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앨버타주 유전지대에서 태평양 연안 수출 터미널로 이어지는 신규 송유관 건설을 지지했다.
특히 카니 총리는 이달 1일 새로운 권한을 발동해 신규 송유관의 규제 승인 절차를 신속 처리하도록 했다. 전임 쥐스탱 트뤼도 정부가 도입한 소비자 연료 대상 연방 탄소세를 철회하고, 석유·가스 산업과 관련한 일부 환경 규제도 완화했다.
카니 총리는 주민투표 이후 스미스 주지사와 이민 문제 등 연방·주정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주민투표 결과로 카니 총리가 국내 정치적 부담을 덜고 국제 무대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카니 총리는 오는 2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양측은 캐나다의 EU 준회원국(associate membership) 지위 확보 가능성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발표하고, 국방·인공지능(AI)·첨단 연구·교육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 총리는 11월 중순 중국 선전(深천<土+川>)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아시아 일정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카니 총리의 올해 두 번째 중국 방문이 된다. 그는 지난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관리들은 카니 총리가 캐나다 민족주의 여론을 의식해 강경한 협상 태도를 유지했다며 앨버타 주민투표를 합의의 걸림돌로 지목해 왔다.
캐나다에서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교착된 양국 무역협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 자동차 부문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이는 중간선거 이후 협상이 재개될 경우 또 다른 시한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미국과 캐나다의 통상 갈등은 법정으로도 번졌다. 캐나다산 치즈 등을 수입하는 미국 식품업체 겔러트글로벌그룹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며 뉴욕 소재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소송 대상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 338조를 근거로 지난 8월 말 발효된 관세다. 초기 적용 대상은 약 200억달러(26조536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으로 겔러트글로벌그룹이 수입하는 캐나다산 치즈도 포함됐다.
카니 정부는 이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했고, 이 조치는 지난달 8일 발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관세 대상 품목을 조정·확대했으며 오토바이·주류·유청 제품 등 일부 캐나다산 품목의 수입 자체를 금지했다.
소송 대상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 338조를 근거로 지난 8월 말 발효된 50% 관세다. 초기 적용 대상은 약 200억달러(26조536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으로, 겔러트글로벌그룹이 수입하는 캐나다산 치즈도 포함됐다.
카니 정부는 이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했고, 이 조치는 지난달 8일 발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관세 대상 품목을 조정·확대하고 오토바이·주류·유청 제품 등 일부 캐나다산 품목의 수입 자체를 금지했다.
관세법 338조는 미국 상거래에 대한 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조항이다. 그러나 원고 측은 의회가 이후 이를 더 포괄적인 법적 체계로 대체했으며, 역대 미국 대통령 누구도 이 조항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 조항이 여전히 유효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사유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50% 세율이 미국 상거래에 가해진 실제 부담이나 불이익을 상쇄(offset)하도록 한 법률상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대리한 비영리단체 리버티저스티스센터의 사라 올브레히트 의장은 성명에서 "어떤 대통령도 사장된 법 조항을 꺼내 의회가 요구한 제한 없이 전면적인 관세나 수입 금지를 부과할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이미 여러 법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경제 비상권한법에 근거한 첫 글로벌 관세를 무효화했다. 이에 따라 세관 당국은 수입업체들로부터 징수한 1660억달러(220조2488억원)와 이자를 환급해야 한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강제노동 문제를 다룬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3차 글로벌 관세의 적법성에 대해서도 수주 내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과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 대변인은 이번 소송에 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