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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中, 40여개국 거쳐 관세 회피”…韓 경기 반도체 벨트도 환적 경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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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4.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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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환적·무역 이전 노출 최대 3030억달러…관세 손실 최대 1360억달러
한국, 캐나다·EU·일본과 1유형…정상 무역 속 불법 환적 위험 혼재
원산지 허위 땐 약 1년 소급관세·무역합의 연계
백악관
미국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중국 수출업체들이 한국 등 40여개국을 거쳐 고율 관세를 피하는 '그림자 환적 네트워크(Shadow Transshipment Network)'를 구축했다고 밝히면서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 표지 캡처.
미국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수출업체들이 한국 등 40여개국을 거쳐 고율 관세를 피하는 '그림자 환적 네트워크(Shadow Transshipment Network)'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잠재적 불법 환적·관련 무역 이전 노출 규모를 연간 400억~3030억달러(약 56조8000억~430조원)로 제시하고, 한국을 1유형 환적 위험군에 포함해 경기도 반도체 벨트를 중국 연계 집적회로의 잠재적 유통 경로로 지목했다.

◇ 中 직접 수출 줄자 제3국 경로 확대…40여개국 '그림자 환적망'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이날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에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법 301조 관세 이후 중국 수출업체들이 제3국 경유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한적 조립·마감이나 재포장, 라벨·송장 변경 등을 통해 다른 원산지 제품처럼 수출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현재 중국산 제품의 미국 평균 관세 부담은 약 50%다. 중국 연계 제품이 멕시코나 캐나다를 거쳐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적용을 부당하게 받으면 관세가 0% 또는 이에 가까워질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줄고, 40여개 위험국의 비중이 늘어난 현상이 모두 불법 환적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실제 생산·투자·조달처 이동도 포함된다고 인정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중국이 40여개국을 통해 "수출품을 세탁(launder its exports)해왔다"고 말했다.

◇ 400억~3030억달러 잠재 노출…750억달러 기준 일자리 45만개 대체

보고서는 정부와 민간의 5개 추산을 비교해 잠재적 불법 환적 또는 관련 무역 이전 노출을 연간 400억~3030억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400억달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342억~896억달러를 토대로 반올림 중간값 600억달러, AI 공급망업체 엑시저(Exiger)는 750억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상무부 무역경제분석국(OTEA)의 1090억달러는 광범위한 무역 이전 기준치다. 미국 AI 공급망 분석업체 알타나는 시설 단위 공급망 분석을 토대로 잠재적 환적 노출 규모의 상한을 3030억달러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이 수치들을 합산하거나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관세율 격차 25~45%를 적용하면 연간 관세 수입 손실은 100억~1360억달러(14조1940억~193조384억원)다. 중심 사례인 750억달러(106조4550억원)를 적용한 모형에서는 약 45만개의 일자리가 대체되고, 국내총생산(GDP)이 1130억~1500억달러(160조3922억~212조9100억원), 관련 연방 세수가 190억~260억달러(26조9686억~36조9044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이 일자리 수가 실제 관측치가 아닌 모형 추산이라고 설명했다.

◇ 韓, 1유형 환적 위험군…경기 집적회로 경로·美 반도체 4개 도시 압박

보고서는 40여개국을 3개 유형으로 나눴다. 한국은 캐나다·유럽연합(EU)·인도·이스라엘·일본·멕시코·대만과 함께 '다각화된 대규모 국가(Diversified Scale Leaders)'인 1유형에 포함됐다. 이들 국가는 중국 연계 물량이 많고 산업 기반과 대미 수출 플랫폼이 발달해 정상적인 대규모 교역 속에 불법 환적 위험이 혼재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2유형에는 브라질·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튀르키예·베트남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특히 경기도 반도체 벨트가 중국 연계 집적회로(HS 854239)의 유통 경로가 될 수 있다며 피닉스·오스틴·포틀랜드·산호세의 미국 반도체 생산을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른바 '추한 자매 도시(Ugly Sister Cities)' 비교는 실제 불법 환적 적발 사례가 아니라 고위험 상품과 미국 제조업 지역을 연결한 잠재 노출 사례다.

나바로 고문은 프레스콜에서 중국의 덤핑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철강 덤핑도 지적했고 "우리의 유일한 방어 수단은 관세"라고 말했다.

◇ CBP, AI로 원산지·운송 경로 추적…USTR 무역합의 원산지 규정과 연계

트럼프 행정부는 AI 기반 '탐지형 국경 감시(Detective Border)'를 환적 단속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이 시스템은 선적 자료와 운송 이력, 품목 분류, 소유 관계, 생산능력, 이상 거래와 컴퓨터 비전을 결합해 정상적인 해외투자·니어쇼어링과 단순 통과 무역을 구분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3일 서명한 행정명령 14411호는 수입자 요건과 보증·미국 내 자산 요건, 소유·기업 관계 공개, 처벌과 무역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원산지를 허위 신고한 수입업체에는 약 1년 전 수입분까지 소급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나바로 고문이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나바로 고문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세계에 대한 경고"라며 "미국을 속이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환적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합의 성과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나바로 고문은 이번 보고서가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는 '완전히 별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향후 USTR의 무역협상에 참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STR은 무역합의에 환적 방지 조항을 넣고 있지만, 제품의 실제 생산지를 판단할 원산지 규정은 아직 구체화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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