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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1년, 개인기로 밀어붙인 보수정책…한일협력, 실리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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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10. 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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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당 대신 유신과 정책연대…추진력 커졌지만 조정력약화
물가·각료논란 지지하락 신호…한일안보·경제협력 속 역사문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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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일본 자민당 총재에 당선됐을 당시의 다카이치 총리/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 집권 1년을 맞았다. 총리 개인의 인기를 바탕으로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고 보수정책 추진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당내 기반과 연립의 결속까지 단단해진 것은 아니다. 물가 부담과 각료 사퇴가 겹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과는 안보·경제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 국내 보수 지지층의 기대와 이웃 국가를 상대하는 외교 사이의 균형이 과제로 남아 있다.

다카이치 정권의 특징은 자민당 지지를 넘어서는 총리 개인의 인기다. 다니구치 나오코 게이오대 교수는 이날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전국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정치의식 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다카이치에게 호감을 가진 유권자와 자민당에 호감을 가진 유권자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올해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긴 데에는 당의 기존 지지층보다 넓은 개인 지지 기반이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집권 1년의 여론을 일률적으로 '고공 지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17~18일 실시된 FNN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62.6%였다. 같은 기간 ANN 조사에서는 11.2%포인트 내린 47.1%로 출범 이후 최저였다. 조사별 격차가 크지만 지지 이탈 신호도 보이고 있다.

정권을 움직이는 방식도 달라졌다. 26년간 이어진 자민·공명 연립은 선거협력을 바탕으로 정책 차이를 조정해 왔다. 반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연립은 정책 실현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다. 나카키타 고지 주오대 교수는 아사히 인터뷰에서 공명당을 '브레이크', 유신을 '가속페달'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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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밀착한 다카이치 1년 /연합뉴스
두 당은 연립하면서도 선거에서는 경쟁했다.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유신이 후보를 낸 87개 소선거구 가운데 85곳에 자민당 후보도 출마했다. 공동의 선거 기반보다 정책 합의가 연립을 지탱하는 셈이다. 이는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는 힘인 동시에, 성과가 지연되거나 이견이 커질 때 결속을 시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제문제, 다카이치 개인인기와 의석수로 해결 못해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인기와 의석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경제다. 지지자에게는 재정 확대와 감세가 생활 부담을 덜어줄 약속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에는 국채 발행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된다. 지지통신은 19일 적극재정을 둘러싼 불안이 엔화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을 유발하면서 정권에 정책 수정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확장재정을 둘러싸고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 중앙은행 우에다 총재 사이의 충돌도 깊어지고 있다.

생활 개선에 대한 국민체감도도 약하게 나오고 있다. ANN 조사에서 1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9%였고, 나빠졌다는 응답은 34%였다.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의 사퇴에서도 인사 검증과 위기 대응 능력이 문제시됐다. 선거 승리를 실제 국민생활 변화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다카이치 집권 2년 차의 핵심 과제다.

외교에서는 야당도 총리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국제질서의 변화를 거론하며 총리가 시간의 절반 이상을 외교에 써도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일정 조정에 협조할 뜻을 밝히면서도, 참의원에서 여당이 과반에 못 미치는 만큼 야당 의견을 유연하게 들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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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3일 일본 나라현 한 호텔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환담에서 드럼 합주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일관계, 다카이치 보수성향과 실제 외교 나눠봐야
한일관계에서는 다카이치의 보수 성향과 실제 외교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을 전략적 이익으로 확인해왔다. 다카이치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정상회담에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또 공급망을 포함한 경제안보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했다. 정상 간 상호 방문인 셔틀외교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올해 안에 일본 온천에서의 정상외교가 예고되고 있다.

한일 역사 문제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접점이 있었다. 두 정상은 조세이 탄광에서 발견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 협의가 진전된 것을 환영했다. 안보뿐 아니라 과거사와 연결된 인도적 사안에서도 협력을 쌓을 여지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과거사 갈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7일 야스쿠니신사에 총리 명의로 공물을 보냈다. TV아사히는 당시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직접 참배는 보류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다카이치가 일본 보수층을 의식하는 국내 정치와 외교적 부담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처지가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합의와 행보를 종합하면, 한일관계는 안보·공급망 등 실익이 분명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를 안정적인 관계로 굳히려면 정상 간 신뢰를 구체적인 성과로 옮기고 역사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 다카이치 집권 2년 차의 한일관계는 보수적 일본 국내 정치와 실용적 대외 협력을 얼마나 함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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