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과제 발굴 13개 개발…9개는 양산차 선정
참여 기업 27곳→53곳…설계부터 검증·양산 협력
|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제2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 미디어 간담회에서 "가장 빠른 시점은 2029년으로,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부터는 반도체가 탑재될 차량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투입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9월 ASK를 출범시켰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탑티어 수준에 진입했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국산화율이 낮고 산업생태계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에 현대모비스는 다른 산업에서 기술력을 쌓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자동차 산업과 연결해 공동 개발을 촉진하는 협업 모델을 구상했다.
이 사장은 "국내에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팹리스와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등 주요 플레이어들이 있다"며 "이분들을 잘 연결하고 협업하면 자동차 산업이 성장했듯이 반도체 산업도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첫 포럼 이후 지난 1년간의 성과도 구체화되고 있다. 당시 국내 기업들로부터 제안받은 19개 과제 가운데 13개 과제의 개발을 확정했고, 이 중 9개는 현대차·기아와 협의해 양산 목표 차종까지 선정했다.
이 사장은 "모바일이나 가전 분야에서 이미 개발한 반도체를 자동차용으로 전환해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제안을 받았다"며 "13개 과제는 자동차용 반도체로 개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확정했고, 그중 9개는 양산 차종까지 정리했다"고 말했다.
참여 기업·기관이 지난해 27곳에서 올해 53곳으로 늘어난 점도 성과다. 기존 반도체 설계·제조 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IP(설계자산), 시험평가와 기능안전 분야까지 참여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포럼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을 확인했고,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셨다"며 "이번에는 반도체 개발 전 주기에 해당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국내 생태계 조성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와 협력해 개발 인프라도 확충했는데, 업계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신뢰성 평가·검증 설비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산업통상부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천안 차량용 반도체 종합지원센터 구축을 추진했다. 내년 6월부터 설비 가동도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이 사장은 "차량용으로 본다면 상당히 뒤쳐져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시스템반도체는 국내 기업들의 설계·사업 경험과 현대차그룹의 수요를 연결하면 빠르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시스템반도체는 지금 준비가 부족하지만, 국내에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다"며 "자동차의 중장기 기술 흐름에 맞춰 필요한 반도체의 수요를 명확히 제시하고 협업 모델을 만든다면 빠른 시간 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력반도체는 국내 사업자와 설계 기술이 부족해 연구개발 기반부터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전력반도체는 국내 연구개발용 팹을 만드는 것이 가장 첫 번째 단계"라며 "정부가 투자하고 국내 팹리스가 개발 부담을 줄여 저렴한 비용으로 팹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가 현대모비스 실적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반도체 개발에만 2~3년, 차량 적용 검증에 추가로 1년 반~2년 반이 걸리고 완성차 개발 일정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당장 매출에 유의미하게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지금 이런 노력과 투자를 하지 않으면 향후 현대모비스뿐 아니라 현대차·기아도 사업을 이어가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멀리 보고 하는 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고성능 시스템온칩(SoC)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초기 과제는 다른 산업에서 쓰던 반도체를 자동차용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따라 더 높은 성능의 반도체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SDV로 가면서 고성능 SoC 쪽으로 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우선 통신용 SoC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의 M.AX 얼라이언스 국책과제 안에서 국내 팹리스와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 포럼의 목적은 국내에 흩어져 있는 주요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차량용 반도체로 집중시키고 협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정부와 학계, 연구기관이 가진 관심과 역량을 실제 실행으로 연결하는 소통 창구이자 협업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