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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사람은 떠나고 검사는 밀리고…금감원 이전론이 놓친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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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10. 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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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_아시아투데이 박서아
어렵게 입사해 전문성을 쌓아온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조직에 남을 이유보다 떠날 이유를 더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서 7년째 근무 중인 30대 직원 A씨는 최근 이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3년여간 입사를 준비한 끝에 금감원에 들어와 높은 업무 강도 속에서도 전문성을 쌓아왔지만, 민간 금융권과의 보수 격차에 지방 이전과 공공기관 재지정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A씨는 어렵게 얻은 직장이지만, 어느 순간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기대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같은 고민은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자발적 퇴직자는 2017년 22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3.5배 늘었습니다. 특히 근속 20년 미만 퇴직자는 2024년 46명, 지난해 40명에 달했습니다. 감독 경험을 축적하며 조직의 실무를 책임져야 할 인력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입니다.

보수 격차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금감원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2023년 1억1061만원에서 2024년 1억852만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성과상여금을 제외하고 1억58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 급여는 2023년 1억1628만원에서 지난해 1억2275만원으로 647만원 늘었습니다. 기관별 보수 집계 기준과 인력 구성에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민간 금융권의 평균 급여가 상승하는 동안 금감원의 보수 수준은 정체된 모습입니다.

여기에 지방 이전과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는 인력 이탈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금감원 노조가 직원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9.7%가 지방 이전 시 이직을 적극 고려한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이직 의향이 실제 퇴직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숙련인력이 이미 조직을 떠나는 상황에서 근무환경의 불확실성까지 커진다면 추가적인 인력 유출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사이 감독 현장에서는 검사 적체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평균 검사 처리기간은 2021년 113일에서 올해 상반기 237일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표준 처리기간을 초과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건수도 2021년 5건에서 지난해 366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검사 지연의 원인을 인력 이탈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숙련인력이 빠져나갈수록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이는 다시 감독 역량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금감원 직원의 처우 개선이 곧 감독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목표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금감원에 시급한 것은 조직을 어디로 옮길지에 대한 논쟁보다 전문인력을 어떻게 지키고 감독 기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입니다. 감독을 바로 세우겠다면서 정작 감독할 사람을 잃는다면 본말이 전도된 일입니다. 숙련인력의 공백이 초래할 대가는 결국 금융시장과 소비자가 치르게 되는 만큼, 오랜 시간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감독인력을 지킬 방안부터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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