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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기’ 민항 피해 매뉴얼 없었다…“한국공항공사 대응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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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10.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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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운항 별도 대응 지침 없어
전용기 운항 영향 집계 방식도 논란
항공교통 관리만 4시간, 지연은 1편
국감서 민항기 피해 대책 미비 확인
인사말 하는 김원준 한국공항공사 사장
김원준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 전용기 운항에 따른 민항기 피해를 최소화할 별도 대응 매뉴얼이 국토교통부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의 일정·경호 운영이 대규모 항공편 지연에 미친 영향을 놓고 정부의 해명과 국감에서 제시된 운항 자료가 엇갈리면서, 사전에 예정된 국가행사에도 승객 불편을 줄이지 못한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의 대응 책임이 집중 추궁됐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공항공사 등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16일 제주 전국체전 개회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의 전용기 운항이 논란이 됐다. 당시 제주공항에서는 항공편 237편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김포·김해공항의 오후 11시 야간 운항 제한으로 10편이 인천공항으로 목적지를 변경해 승객 1759명이 불편을 겪었다.

항공고시보(NOTAM)상 전용기 이륙 관련 통제 종료 예정시각은 오후 8시30분이었지만 실제 이륙은 오후 9시22분이었다. 여기에 15일 낮 요청된 서귀포 골프장 밀집 지역의 16~18일 공역통제와 18일 귀환계획이 16일 오후 4시43분 취소된 사실까지 제기되면서 야당은 과잉 의전과 대통령실의 일정 관리 문제를 추궁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가장 결정적인 책임은 대통령 전용기 운항과 관련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으며 김원준 한국공항공사 사장에게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할 게 아니라 국민들한테 어떤 불편,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파악해 제대로 건의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의 일정과 경호 요구에 따른 운항 차질을 공사가 사전에 예측하고 관계기관에 의견을 전달했는지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국토부의 지연 원인 집계 방식도 논란이 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전용기 운항 전후 약 4시간40분간 항공교통 흐름관리가 이뤄졌지만 관련 지연은 공식 통계상 1편으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연결 지연으로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래서는 대통령기 운항이 민항에 준 영향을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전용기를 띄울 수 있지만 국민 불편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채교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전용기 운항에 따른 별도 대응 매뉴얼은 없다"고 답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가 전용기 운항의 영향을 축소해 설명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제주공항의 항공편 지연율은 14.8%였지만 대통령 전용기가 운항한 16일에는 44.8%로 급증했다"며 "전용기 운항에 따른 공역통제도 지연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기 운항 시간대인 오후 4시45분부터 9시20분 사이 항공편 153편 중 107편이 지연됐다"며 정부 해명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으로 목적지를 변경한 항공편의 연결 운항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지연을 근거로 국토부의 해명을 반박했다. 강 의원은 "10편 중 6편의 앞선 연결편에서 전용기 이착륙 전후 45~87분의 추가 지연이 발생했다"며 "제주공항 전체 항공편 지연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것과 인천공항 목적지 변경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항기 운항에 차질이 발생하고 국민이 피해를 입었다면 정부가 책임 있게 원인을 밝히고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원준 사장은 "전국체전 선수단의 장비·수하물 처리와 금요일 운항 수요가 겹쳐 오전부터 지연이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도 전용기 도착 이전부터 항공편 지연이 상당수 발생했다며 복합적인 원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토부 역시 전용기 이륙 전에도 민항기 45편이 이착륙했고 직접 운항통제는 10여 분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운항 차질에 따른 책임 공방은 피해보상 문제로 이어졌다. 일부 항공사가 불가항력을 이유로 별도 보상에 난색을 표한 가운데, 국토부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에게 김포·부산행 교통편과 숙박·교통비 등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양 의원은 "항공사의 귀책사유뿐 아니라 정부나 공항 측의 잘못으로 지연이 발생한 경우에도 피해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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