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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합 당대회 열린 오를레앙서 1만명 “마크롱 사임, 르펜 감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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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6. 10. 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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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1만명 거리로…일주일 전보다 충돌·기물 파손 줄어
극우 전당대회 반대 집회…청년층, 정부에 반발 목소리
FRANCE-PROTEST/ <YONHAP NO-2042> (REUTERS)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거리에서 노동조합이 주최한 시위에 참가한 시민이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다./로이터 연합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각지에서 학생·노동조합이 물가 급등과 공공부문 투자 부족 등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했지만 지난 17일 대규모 약탈과 방화가 발생했던 때보다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양상을 보였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번 시위에 파리 11만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약 41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주최 측인 노동총연맹(CGT)은 파리 25만명 등 총 80만명으로 추산했다.

지난 17일 경찰 추산 55만명 대비 참가자가 감소한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나 기물 파손 정도는 대폭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 충돌·기물 파손 감소…전국 289건 시위서 2명 중상

프랑스 내무부가 집계한 전국 총 289건의 시위는 낮에 비교적 평온하게 진행되다 해질녘부터 일부 격화했다.

경찰은 시위 당일 오전부터 관련자 135명을 체포하면서 흉기를 비롯해 금속 구슬, 납탄, 폭죽, 새총, 비비탄총, 방독면, 절단용 공구, 곤봉 등을 압수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파리 거리에서 평화롭게 진행되던 행진이 끝날 무렵 종착지 부근에서 복면을 쓴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물건과 폭죽을 던졌다.

이에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함께 귀청이 찢어질 듯한 소음의 섬광탄을 투척하고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강경 대응했고 확성기로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시위대 한가운데에 떨어진 최루탄을 보고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고 시위 경험이 있는 참가자들은 그들을 향해 "도망가지 마"라고 외쳤다.

리옹, 클레르몽페랑, 스트라스부르, 보르도 등에서도 최루탄이, 니스와 낭트에서는 물대포가 등장했다. 니스 당국은 경찰이 도심에서 시위대와 충돌한 극우 세력 11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가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고 금속판으로 거리를 막자 경찰이 차량으로 불타는 바리케이드를 뚫고 지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BBC가 전했다.

리옹에서는 현지 행정당국이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곳에 군중이 모이자 경찰은 이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다.

해당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당시 150명 정도였던 우리 대부분은 중·고교생과 대학생이었는데 곧바로 최루탄이 날아왔고 거리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랑 누녜스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전국 시위에서 "2명이 중상을 입었다"며 툴루즈에서 20세 남성이 폭죽 등 폭발물로 손가락을 잃었고 클레르몽페랑에서도 중상자가 발생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FRANCE PROTEST <YONHAP NO-3164> (EPA)
24일(현지시간) 브랑스 보르도 거리에서 경찰이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EPA 연합
◇"너무 오래 참았다"…정부에 반발 목소리

파리 평화 시위에 참여한 한 20대 여성은 BBC에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정말 좌절감을 느끼고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우리를 침묵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돈을 뺏고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데 우리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며 "오늘 우리가 거리로 나온 것은 너무 오래 너무 많은 것을 참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10대 참가자 2명은 자신들의 세대가 절망에 빠져 있으며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고 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는 "약탈은 정말 나쁜 짓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가난과 경찰의 폭력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받을 때 시위가 끝날 것"이라며 "우리는 프랑스에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파리 남동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직원 부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된 것으로, 학생들은 교육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노동자들은 치솟는 연료비와 생필품 가격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 대권 유력주자 르펜 전당대회 맞춰 반극우 집회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130㎞ 떨어진 중북부 도시 오를레앙에서는 반극우 시위가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24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되는 극우 진영 유력 대선주자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초 시위대와 RN 지지자들 간의 충돌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시위는 축제 분위기 속에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시위대는 '청년들은 RN에 물러가라고 말한다', '파시스트보다 뜨겁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 채 "마크롱 사임, 르펜 감옥행"이라고 외쳤다.

이 자리에 참여한 인원은 경찰 추산 1만3000명, 주최 측 추산 2만6000명이며 물리적 충돌이나 기물 파손은 없었다.

오를레앙 시위에 참여한 발리 바가요코 생드니 시장은 "현재 대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주도하는 운동은 오를레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에 속한 바가요코 시장은 이번 학생 시위의 핵심 인사로 부상했다.

그는 "시위대는 지금의 흐름을 그대로 두고 나서지 않으면 프랑스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결국 과거의 어두운 역사, 즉 인종차별과 파시즘이 만연했던 시대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각종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마린 르펜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 마크롱 임기 말 리더십 시험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4월(1차 투표)과 5월(결선 투표)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임기 말 리더십뿐만 아니라 위기 대응 능력의 시험대에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 예정된 나이지리아·세네갈 순방을 취소하고 이번 시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학생 대표들을 만나 요구 사항을 들었다.

대표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대입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발표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학생단체 '고등학교 쇄신'의 나타나엘 콩바리 회장은 "우리는 만족하지 못한다"며 26일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와의 간담회에서 내놓을 정부 방안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극좌 성향 대선주자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정부의 이번 시위 통제 조치에 "권위주의와 민주주의를 가르는 선을 하나하나 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번 시위에 대비해 경력을 대폭 증강함으로써 소요 사태 재발을 막았다고 자평했다.

지난 17일 파리, 마르세유 등 여러 도시에서는 시위 과정에서 폭도들이 창문을 깨고 상점을 약탈하고 차량과 공공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을 행사해 상점 및 사업체 2000곳 이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이와 연관된 2500명 이상을 체포했다. 프랑스 상공회의소(CCI)는 피해액이 수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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