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0년물 금리 5% 돌파…독일과 격차 1.5%포인트
ECB 차기 총재 인선, 프랑스 국채위기 대응력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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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서비스업 부진으로 유로존 10월 합성 PMI가 51.9로 하락하고, 프랑스 국채금리는 24년 만에 5%를 돌파했다.
▲ 강경 우파 르펜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여론조사 선두를 유지했지만, 긴축·감세·연금 공약의 충돌이 쟁점이다.
▲ 프랑스의 재정 불안이 ECB 차기 총재 인선으로 번지면서 위기 대응 능력과 국채시장 개입 조건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프랑스 강경 우파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58) 대선 후보가 25일(현지시간) 오를레앙에서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프랑스의 재정·정치 불안으로 유로존의 10월 기업활동이 둔화하고,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가 2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나온 출마 선언이다. 고부채·저성장과 재정 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교착이 유럽 경제를 압박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과 차기 총재 인선에도 위기 대응 능력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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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5%를 넘어섰고, 22일에는 24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와의 금리 격차인 '르 스프레드(Le spread)'도 약 1.5%포인트로 벌어져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가 세계적인 국채금리 상승의 최대 피해국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 호조로 물가와 금리가 오르자, 투자자들이 차입 비용 상승에 취약한 국가와 기업을 찾았고, 초저금리 덕에 막대한 부채를 유지해온 프랑스가 지목됐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했지만, 프랑스 국채금리는 따라 내리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6년 전망에 따르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부채 비율은 111.28%, 재정적자는 5.35%, 명목성장률은 2.15%다. 순부채 비율은 이탈리아·일본보다 낮지만, 재정적자는 독일·영국·이탈리아보다 높다. 명목성장률은 주요 7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 프랑스의 총공공부채는 GDP의 약 120%에 이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WSJ는 프랑스가 GDP의 약 5%에 해당하는 연간 재정적자를 내는 반면 명목성장률은 최대 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초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국채가 만기를 맞아 높은 금리의 신규 국채로 교체되면서 이자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정 개혁을 위한 정치적 합의가 어렵다는 점이다. WSJ는 프랑스가 증세로 세수를 늘리기 어려운 재정적 한계에 근접했고, 유권자들이 증세와 지출 삭감 모두 거부하는 정치적 한계에도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조세를 포함한 정부 수입은 GDP의 약 52%로 노르웨이와 핀란드를 제외한 선진국보다 높다. 정부 지출도 GDP의 57.3%로 핀란드와 함께 서방 최고 수준이라고 FT가 전했다.
WSJ는 프랑스가 국채시장 불안을 완화하려면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중기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장 티롤 툴루즈경제대학 교수는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정부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티롤 교수는 균형재정으로 향하는 고통스러운 예방 조치가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높은 재정적자를 방치하면 금융위기에 직면해 그리스처럼 긴축을 강요받거나 아르헨티나처럼 채무불이행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가 채무불이행을 선택하면 유로존을 떠나 프랑화로 돌아가야 할 수 있다며 독일이 프랑스의 지속적인 재정적자와 낮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지원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WSJ는 프랑스가 아직 금융위기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2012년 당시 이탈리아의 독일 대비 국채금리 격차는 5.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WSJ는 유럽의 위기 대응체계가 당시보다 정비됐으며 시장 혼란이 극심해지기 전에 유럽중앙은행(ECB)이 프랑스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프랑스는 독자적으로 유로화를 발행할 수 없어 재정위기가 심화하면 ECB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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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부진은 유로존 경기 지표에도 반영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유로존의 10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9로 9월의 53.1에서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이 23일 전한 시장 예상치 52.7도 밑돌았다.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웃돌아 전체 민간 부문의 확장세는 유지했다. 다만 프랑스의 부진으로 확장 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했다. 10월 세부 지수는 합성 51.89, 제조업 52.43, 서비스업 51.72로 집계됐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수석 기업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의 핵심 걸림돌은 프랑스 서비스업 활동의 재위축"이라며 파업과 소요가 일부 지역 경제를 교란한 것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던 반면 독일은 제조업의 예상 밖 호조에 힘입어 4개월 연속 PMI 50을 웃돌았다.
유로존 경제는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확장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높은 원자재 가격과 금융 여건 긴축이 동시에 기업활동을 압박하고 있다. ECB는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에 대응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의 투입 비용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판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파월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선임 유로존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 여건 긴축이라는 이중 충격으로 ECB가 10월 금리를 동결하고, 12월 한 차례 추가 인상한 뒤 긴축을 끝낼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의 3분기 GDP 잠정치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 0%에 이어 3분기도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3일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광범위한 시위가 재정 건전화 노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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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은 강경 우파 르펜 후보의 대선 출마와 맞물려 있다. 지난달 고교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 요구로 시작된 시위는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불만으로 확대됐다. 17일 시위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약탈과 방화를 저질렀다.
프랑스 내무부는 24일 전국 집회 참가자를 41만명으로 집계했다. 정부가 경찰 등 보안 인력 7만명을 투입하면서 체포자는 1314명으로 17일의 2628명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시위 단체와 노동조합은 오는 31일 추가 집회와 11월 5일 전국 파업을 예고했다.
르펜 후보는 이날 잔 다르크가 영국군의 포위를 물리친 도시 오를레앙에서 지지자 약 8500명 앞에 서서 네 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그녀는 "우리는 법치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반대 세력을 겨냥해 "지금은 세상의 종말이 아니라 그들의 세상이 끝나는 때"라고 주장했다.
르펜 후보는 치안에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국경통제를 복원하며 외국인 범죄자를 자동 추방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를 총리로 하는 국민통합 정부 구상을 제시했다. 그녀는 "나는 우파도 좌파도 아니다. 나는 (좌우 두 날개를 가진) 새다"라고 말했다고 WSJ가 전했다.
르펜 후보는 유럽의회 자금 횡령 사건의 유죄 판결이 항소심에서 유지되면서 전자발찌를 찬 채 선거운동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형 집행은 최종 상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된 상태다.
여론조사에서는 르펜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지율과 변화 폭은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포프(Ifop)-피뒤시알이 유권자 1928명을 대상으로 17~19일 실시한 조사에서 르펜의 대선 1차 투표 예상 득표율은 36.0%였다.
좌파 장뤼크 멜랑숑은 16.5%, 중도좌파 라파엘 글뤽스만은 13.5%,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12.0%였다. 르펜은 시위 격화 이전인 12~14일 조사보다 2.0%포인트 상승했고, 필리프는 2.0%포인트 하락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반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21~22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르펜의 1차 투표 예상 득표율은 32~33.5%였다. WSJ는 이 조사에서 소요 사태 전후 르펜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독사·백본이 21~22일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는 질서를 회복하고 소요를 막을 능력이 있는 후보로 르펜을 꼽은 응답자가 47%였다. 브뤼노 르타이오 29%, 필리프 25%, 멜랑숑 19%, 글뤽스만 18%, 가브리엘 아탈 17%였다.
다만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의회 과반을 자동으로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의회가 세 개의 대립하는 정치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은 차기 정부의 재정 개혁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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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후보의 경제 공약에는 재정 긴축과 감세·지출 확대가 동시에 포함돼 있다. 그는 향후 5년간 1400억유로(208조554억원)의 지출을 절감하고 신규 차입을 크게 줄이겠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62세에서 64세로 상향했다가 동결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 또는 62세로 낮추고, 기업 세금과 상속세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에리크 도르 프랑스 IESEG경영대학원 교수는 르펜 후보의 재정계획에 대해 신규 세수와 지출 절감액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추가 지출은 과소평가했다고 비판했다.
한델스블라트는 서로 다른 성향의 유권자들을 포괄하려는 르펜 후보의 전략이 경제 공약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자네테 쥐스 정치학자는 르펜 후보가 보호주의 정책을 포기하면 지나치게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인물로 비쳐 기존 핵심 지지층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의회 구성도 주요 제약이다. WSJ와 FT는 르펜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출 삭감이나 세제개편을 관철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와의 재정 갈등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는 EU에서 두 번째로 큰 순기여국이다. 르펜 후보는 EU 탈퇴를 주장하지 않지만, 프랑스의 분담금 축소와 EU 집행위원회의 권한 제한을 추진하고, ECB에 대규모 차입 자금 조달을 지원하도록 요구하려 한다고 FT가 전했다.
한델스블라트는 EU 분담금을 대폭 줄이는 정책이 프랑스 농민들이 혜택을 받는 공동농업정책의 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르펜 후보는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도 집권 후 6개월 안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프랑스가 더 이상 지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FT는 르펜이 집권하면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처럼 온건 노선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EU 재정상 이해관계와 정치적 견제 장치가 달라 같은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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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재정 불안은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총재 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조기 퇴임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유로존 내부에서는 내년 1월 퇴임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5일 전했다. 구체적인 퇴임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차기 총재 후보로는 클라스 크노트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59)와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54)이 거론된다. 두 사람 중 누가 선임되더라도 취임 당시 나이로는 역대 최연소 ECB 총재가 된다. 블룸버그는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으로 각국 정부가 통화정책 성향뿐 아니라 금융위기 대응 능력과 신뢰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 모두 중앙은행 운영과 ECB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크노트는 과거 긴축 선호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위기 대응 과정에서 실용적인 방향으로 입장을 조정했다. 데 코스는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두 사람의 통화정책 견해에 큰 차이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노트 전 총재는 이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보고서에서 ECB의 통화정책 전달보호장치(TPI)를 설명했다. 그는 금융시장 분절화가 통화정책 전달을 훼손하거나 유로화의 단일성을 위협하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ECB의 물가안정 책무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위기 대응 수단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데 코스 사무총장도 이달 연설에서 시장 기능 장애가 금융 안정이나 통화정책 전달을 위협하면 중앙은행이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가부채와 공공부문의 자금 수요가 많을 경우 적절하게 설계된 개입 조치도 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의 국채시장 개입을 둘러싼 회원국 간 입장 차이도 차기 총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프랑스는 위기 시 가용한 정책 수단을 적극 동원할 의지를 중시하는 반면 독일 등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국가들은 엄격한 개입 조건을 요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페터 프라트 전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이 붕괴하면 중앙은행이 개입해야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얼마나 빨리 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엄격한 조건을 적용해 통화정책이 정부 재정에 종속되거나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는 ECB 지원을 둘러싼 프랑스 내부의 공개적인 논쟁이 오히려 개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가 특정 국가의 정치적 내분에 관여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이 심화하면 ECB는 시장 안정과 재정 규율, 중앙은행 독립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와 독일의 개입 조건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 차기 총재의 위기 대응 능력과 국채시장 개입 기준이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