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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펑크에 기금 끌어다 쓴 정부…국회 통제 우회에 지자체 사업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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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10. 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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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2023~2024년 세수결손 대응 실태 감사
기금 32조3000억원 활용…교부세 미교부에 지방채 발행·사업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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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전경. /감사원
정부가 2023년과 2024년 대규모 세수결손을 메우기 위해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는 방식으로 기금 재원을 활용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할 교부세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가 지방채를 추가 발행하거나 안전시설 개선사업을 축소하는 등 재정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27일 감사원이 공개한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기획재정부는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추가 국채 발행 대신 정부 내부거래와 예산 지출 축소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정부가 세수결손을 충당하기 위해 기금 등에서 추가 확보한 재원은 2023년 17조3000억원, 2024년 15조원으로 모두 32조3000억원이다. 개별 기금의 재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이전한 뒤 세수가 부족한 일반회계에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정부가 국회 통제 규정의 미비점을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기금의 주요 지출금액을 일정 수준 이상 변경할 경우 국회 심의를 받도록 하지만, 수입계획 변경에는 별도의 국회 심의·보고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24년 주택도시기금에서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2조700억원을 추가 예탁하고, 기존 예탁금 1조1100억원의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모두 3조1800억원을 이전했다. 이는 당초 주택도시기금 지출계획의 30.7%에 해당하지만, 일부를 수입계획 변경으로 처리하면서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2023년에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일반회계로 17조3000억원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예탁이자 7조7000억원의 상환을 유예했다. 이자 지급이 2025년까지 늦어지면서 3811억원의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재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세수결손에 대응해 2023년 8조2000억원, 2024년 2조20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해당 연도에 지급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정부가 지자체·국회와 사전에 구체적인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교부세를 미리 정산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부세를 받는 전국 239개 지자체 가운데 2023년 72곳(30.1%), 2024년 60곳(25.1%)이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예산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구시는 2023년 보통교부세 1564억원을 받지 못하자 지역 교통안전 환경개선사업 예산 137억원 중 62억원을 집행하지 않았다. 이 사업 대상지 137곳 가운데 45곳에서는 해당 연도에 사망사고 1건을 포함한 교통사고 66건이 발생했지만, 안전시설 개선사업은 집행되지 못했다.

충북은 2023년 보통교부세 984억원이 미교부되면서 자치연수원 북부권 이전사업 예산을 16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였다. 이듬해에도 교부세 282억원을 받지 못하자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지방채 1513억원을 발행했다. 감사원이 산정한 해당 지방채의 예상 이자는 340억원이다.

전북 익산시 역시 2023년 보통교부세 593억원이 미교부되자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에 투입할 시비 57억원 중 20억원을 감축했다. 이에 따라 과거 침수피해가 발생했던 여산지구의 펌프장과 저류지, 배수로 신설 작업 등이 지연됐다.

감사원은 국회와 지자체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이뤄진 세수결손 대응이 미래 재정 운용에 부담을 주고 지역 사업 집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획예산처는 기금 재원 활용이 국가재정법상 허용된 범위에서 이뤄졌으며, 국회와 관계부처에도 대응방안을 설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채 발행과 사업 차질 등에 대해서도 다른 재정 여건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감사 결과에 이견을 제기했다.

감사원은 지자체의 재정 부담 등에 세수결손 대응 조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면서도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정확히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에 국회 보고·지자체 협의 등 세수결손 대응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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