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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금·비트코인 약세 속 지배적 위상 재확인…금값 1월 고점 대비 27.5%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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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1. 0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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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현물지수 10월 0.3% 상승…최근 17개월 최고치
금 투자 수요 14% 감소…중앙은행 매입은 42% 증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구인 호조에 장중 4.97% 도달
USA-TRUMP/
한 시민이 10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페리의 가디언 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이 인쇄된 기념용 달러 지폐를 들고 있다./로이터·연합
【기사 요약】
▲ 미국 달러는 이란 전쟁 이후 주요 통화 16개 중 14개에 강세를 보였고, 금·비트코인은 10월 동반 하락했다.
▲ 금 현물가격은 3일 온스당 3915.69달러로 1월 28일 고점보다 27.5% 낮았다.
▲ 3분기 금 투자 수요는 14% 감소했지만, 중앙은행 매입은 42% 증가했다.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9월 구인 건수 발표 뒤 장중 4.97%까지 상승했다.

금과 비트코인이 10월 각각 6.8%, 7.4% 하락한 반면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0.3% 상승했다. 조너선 레빈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는 3일(현지시간) 이 같은 성적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의 지배적 위상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금 현물가격은 이날 온스당 3915.69달러(527만 519원)로 1월 고점 대비 27.5% 낮았다.

◇ 레빈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달러의 주요 통화 16개 중 14개 대비 강세 평가

레빈 칼럼니스트는 프랑스 재정 악화에 따른 소요와 미국·이스라엘의 정치 변화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 등 불안 속에서도 달러가 금과 비트코인보다 우수한 성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달러 현물지수는 최근 17개월 최고치에 올랐고, 달러는 2월 말 이란 전쟁 이후 주요 통화 16개 중 14개에 대해 절상됐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장기 국채의 가치가 하락했지만, 단기 국채는 금과 비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것이다.

레빈은 지난주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3억달러(8조4766억5000만원)가 탈취된 사건을 역대 최대 규모의 동종 해킹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사건 이후 비트코인 하락세가 심화됐다며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신뢰가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기술주가 하락할 때만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100지수를 따라가는 레버리지 투자처럼 움직였다고 그는 지적했다.

레빈은 금이 2024년 초 온스당 약 2000달러(269만1000원)에서 올해 1월 5500달러(740만250원) 이상으로, 비트코인은 약 4만달러(5382만원)에서 12만달러(1억6146만원) 이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급등이 안전자산 선호나 탈달러화보다 투기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와 시타델의 켄 그리핀 등이 거론한 '달러 가치 훼손 거래(dollar debasement trade)'도 일시적 유행에 불과했다는 주장이다.

레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 공격과 6% 수준의 재정적자가 달러 우려에 근거를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관세와 중앙은행 개입에 제동을 건 연방대법원 판결은 미국의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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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제공한 날짜 미상의 사진에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고위 관리 데이비드 러시(49)의 자택에서 발견된 금괴와 현금이 보인다. 최고기밀 취급 인가를 보유했던 러시는 자택에서 4500만달러 이상의 금괴 수백 개가 발견돼 2026년 5월 체포됐으며 10월 6일(현지시간)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러시는 CIA 재직 중 가상의 기밀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부 자금을 확보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법무부는 러시가 내년 1월 28일 형을 선고받으며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AFP·연합
◇ 금값, 1월 5400.25달러에서 3일 3915.69달러로 하락

달러 강세와 달리 금 현물가격은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금값은 1월 28일 온스당 5400.25달러(726만6036원)에 이르렀다. 이후 8월 25일 4658.59달러(626만8133원), 10월 30일 3875.44달러(521만4405원)로 하락했다.

11월 2일 3947.67달러(531만1590원)로 반등했지만, 3일에는 3915.69달러(526만8561원)로 다시 내려갔다. 10월 30일과 11월 3일 가격은 각각 1월 고점보다 28.2%, 27.5% 낮았다.

제이미 맥기버 로이터 칼럼니스트는 인공지능(AI) 투자 우려로 시장이 흔들리자 미국 국채와 달러, 스위스 프랑, 일본 엔에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됐지만, 금은 예외였다고 분석했다. 금은 10월 30일 온스당 4000달러(538만2000원) 아래로 떨어져 약 1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맥기버 칼럼니스트는 주가·국채 금리 하락과 신용 스프레드 확대, 금리 인상 기대 약화에도 금이 매수세를 끌어들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금값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약 4분의 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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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아레초(Arezzo)의 귀금속 정련업체 이탈프레치오시(Italpreziosi)에 무게 12.5㎏의 금괴들이 전시돼 있다. 이 업체는 귀금속 정련·생산과 투자용 금괴 제조를 전문으로 한다./AFP·연합
◇ 맥기버 로이터 칼럼니스트, 금의 안전자산 기능에 의문…주식 상관계수 0.69

금과 주식이 함께 움직이는 양상도 뚜렷해졌다. 맥기버는 1월 금값이 온스당 5595달러(752만8073원)에 도달했을 때 1주일 실현 변동성이 90%까지 뛰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보고서에서 금이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위험 회피 수단이 아니며 안전자산 속성도 '보편적이지도 무조건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총괄과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 10개국(G10) 외환 리서치·북미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금과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상관계수를 최근 3개월 기준 0.48, 1개월 기준 0.69로 추산했다.

두 사람은 "단기적으로 금의 유동성 공급원 역할과 현금 확보 필요성이 안전자산 역할을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맥기버는 주가 급락으로 현금 수요가 늘면 투자자들이 금을 사기보다 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맥기버, 금값 200일선 10% 밑돌자 평균 회귀에 따른 반등 가능성 제시

금의 안전자산 기능이 약해진 가운데 가격 반등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은 올해 들어 9% 떨어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비교한 14개 주요 자산군 가운데 달러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10% 낮아 해당 자산군 중 가장 과매도된 상태였다. 국채에 비해 과매도 정도가 약 5배 컸다.

맥기버는 평균 회귀(mean reversion)를 믿는다면 금값이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주가 급락은 투자자의 현금 확보 필요성을 높여 오히려 금 매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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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아레초(Arezzo)의 귀금속 정련업체 이탈프레치오시(Italpreziosi)에서 무게 12.5㎏의 금괴들이 놓여 있다./AFP·연합
◇ 세계금협회, 3분기 금 투자 수요 14% 감소…중앙은행 매입 42% 증가

금 수급에서는 투자 수요 감소와 중앙은행 매입 확대가 동시에 나타났다. 세계금협회(WGC)가 3일 발표한 3분기 금 투자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479t이었다. 금괴·금화 수요는 19% 감소한 267.8t, 보석 수요는 17% 감소한 312.9t이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금값 상승 기대가 약해져 매수를 미루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3분기 런던 금 현물가격은 평균 4262.2달러(573만4790원)로 전년 동기보다 약 20% 높았지만, 2분기 4500달러대보다는 낮았다.

반면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42% 증가한 321.2t으로 2024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고 로이터가 WGC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공식 보고된 매입에서는 중국과 폴란드가 주도했다. 9월까지 중앙은행의 순매입량은 67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많았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는 3분기 211.2t이 순유입됐다. 전년 동기보다 6% 적지만, 2분기의 47.3t 순유출에서 반전한 것이다. 산업용 수요는 AI 관련 서버·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3% 늘어난 84.8t이었다. 금 총수요와 총공급은 각각 1% 감소한 1368.6t이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광산 생산이 3% 증가했지만, 재활용은 8% 줄었다.

레빈은 개인투자자들이 금 ETF에서 수십억달러를 인출했고, 보석 수요는 2020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레빈은 중앙은행이 2022~2024년만큼 금값을 떠받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맥기버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의 안전성에 대한 확신보다 미국 정책 변동 속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반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WGC 일본 대표는 "장기적인 자산 분산 등을 목적으로 한 투자자의 실수요는 견조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약세장에서도 금 ETF 잔고 감소가 완만하고, 장기 투자자 매수가 금값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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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그래픽은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 변화 추이./AP·연합. 그래픽=박종규 기자
◇ 미국 국채 금리, 유가 하락에 내렸다가 구인 건수 호조에 4.97%까지 상승

금의 투자 매력에 영향을 주는 미국 금리 전망은 3일 국채시장에서도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의 9월 구인·이직 조사(JOLTS)에서 구인 건수가 전문가 예상을 웃돌자,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만기별 국채 금리는 3~5bp(1bp=0.01%포인트) 올랐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발표 직후 5bp 이상 상승해 장중 4.97%에 도달했다. 시장은 향후 수개월 안에 최소 두 차례의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높게 반영했다.

앞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중동 전쟁 관련 소식에 유가가 떨어지자 일시적으로 약 2bp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 7월 이후 최대 폭인 7.4% 급락했다. 3일에는 배럴당 94달러(12만6477원) 아래로 내려 3주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 유가 하락은 미국과 이란이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작됐지만, 이란이 합의 진전 보도를 부인한 뒤 낙폭이 줄었다.

연준은 미국이 2월 말 이란을 공격한 뒤 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되자, 9월 기준금리를 2023년 이후 처음 인상했다. 10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투표권을 가진 12명 중 2명은 인상을 주장했다. 미국 국채는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대형 기술주가 하락한 지난달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ING그룹의 패드레익 가비 미주 리서치 책임자는 9월 구인 지표가 견조해 국채 금리 상승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포트워싱턴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의 댄 카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험 회피 국면은 시장에 반영된 높은 기대치를 드러냈다"면서도 성장과 기업 실적의 토대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고용보고서를 오는 6일 발표할 예정이며 블룸버그는 9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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