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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주행으로 뚫어낸 기술력… 양산차에 ‘F1 노하우’ 심는 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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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11. 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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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데이터로 에너지 등 기술 축적
E-Tech 변속기에 모터스포츠 접목
그랑 콜레오스 등 차종 경쟁력 확대
르노그룹이 포뮬러원(F1) 등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일반 양산차의 경쟁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축적한 에너지 관리와 동력 전달 기술을 연비와 정숙성, 주행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전략이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그룹의 고성능 기술을 상징하는 알핀은 1955년 프랑스에서 출발한 스포츠카 브랜드다. 경량 스포츠카 A110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1973년 세계랠리선수권(WRC) 초대 제조사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1978년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도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알핀이 추구하는 가치는 단순히 높은 출력이 아니다. 차체 무게를 줄이고 동력을 정교하게 제어해 가속과 제동, 선회 등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기술적 지향점은 르노그룹이 오랜 기간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며 축적한 경험과 맞닿아 있다.

르노 역시 모터스포츠를 기술 개발의 무대로 활용해 왔다. 1977년 F1에 진출하면서 당시 자연흡기 엔진이 주류였던 경주에 터보 엔진을 도입했고, 1979년 프랑스 그랑프리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이후 윌리엄스와 베네통 등에 엔진을 공급하며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2005년과 2006년에는 페르난도 알론소를 앞세워 드라이버와 제조사 챔피언십을 2년 연속 석권했다.

이러한 경험은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로도 이어졌다. 르노는 F1에서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며 에너지 회수와 효율적인 동력 배분 기술을 축적했다. 제한된 에너지로 최대한 높은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F1의 기술적 과제가 양산차 개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표적인 성과가 르노의 E-Tech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르노그룹은 F1 전문가들과 협력해 해당 기술을 개발했으며, 관련 특허도 200건 이상 출원했다. 감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하고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가 대표적이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에 모터스포츠에서 활용해 온 도그 클러치 기술을 응용했다. 동력 전달 과정의 손실을 줄이고 주행 상황에 맞춰 엔진과 전기모터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중심의 기술 경쟁력을 다른 차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는 도심에서 전기모터를 적극 활용해 정숙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구현하면서도 고속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의 구동력을 조합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는 주행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의 동력을 배분해 응답성을 확보하고, 주파수 감응형 댐퍼로 노면 충격과 차체 움직임을 제어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주행 감각과 편안한 승차감을 동시에 추구한다.

르노그룹은 알핀을 통한 고성능 기술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카 A110으로 쌓아온 경량화와 주행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 고성능 해치백 A290과 스포츠 패스트백 A390 등 전동화 모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모터스포츠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양산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전동화 시대에는 단순한 출력보다 에너지 효율과 정교한 동력 제어 능력이 차량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모터스포츠는 극한의 환경에서 기술의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할 수 있는 무대"라며 "이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개발 경험을 일반 차량의 연비와 주행 성능, 승차감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완성차 업체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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