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카드 내년에도 실적 부진 전망
은행 수익성 방어·건전성 관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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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금융그룹들의 역대급 실적을 이끌었던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세가 3분기 들어 급격히 꺾였다. 증시 조정과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증권·보험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하면서, 그룹 순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한 분기 만에 10%포인트 넘게 주저앉았다.
'비은행 한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비은행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내년 금융그룹의 순익 증가율이 올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은행 역시 조달비용 상승과 취약차주 부실 위험에 직면한 만큼, NIM(순이자마진) 방어와 자산건전성 관리 역량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연결 당기순익은 6조5114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1175억원)보다 6.4% 늘었다. 연결 조정 전 계열사별 합산 순익은 6조958억원에서 6조9381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핵심인 은행 부문 순익이 4조4443억원에서 5조3911억원으로 21.3% 늘어난 반면, 비은행 부문은 1조6515억원에서 1조5470억원으로 6.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에서 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다시 높아졌다. 올해 3분기 5대 금융그룹의 각 계열사 당기순익 합산치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룹별 단순평균으로 79.2%였다. 지난해 3분기(73.6%)보다 5.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은행 비중은 26.4%에서 20.8%로 낮아졌다. 특히 상반기 증시 호황에 힘입어 비은행 비중이 31.9%까지 상승했던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11.1%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가 크게 낮아진 건 증시 조정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영향이 크다. 상반기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증권사들은 3분기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분기보다 41.8% 급감하면서 주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크게 줄었고,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운용 손익 악화까지 겹쳤다. 보험사 역시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로 투자손익이 대체로 부진했고, 카드사들은 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과 취약차주 부실에 대비한 대손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했다.
내년 전망도 녹록지 않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부진 여파로 내년 금융지주들의 순익 증가율이 올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iM증권은 주요 은행지주 8개사의 내년 합산 지배주주 순익이 25조9680억원으로, 올해 추정치(24조8040억원) 대비 4.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 순익 증가율(9.6%)의 절반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도 비이자이익 부문의 높은 기저 부담 등으로 내년 은행지주 순익 증가율이 0~5%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업권별 전망은 엇갈린다. 증권과 카드·캐피털 부문은 내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호황에 따른 기저 부담에 거래대금 감소가 맞물리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을 중심으로 순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캐피털사 역시 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마진 축소와 취약차주 대손비용 확대가 부담으로 꼽힌다. 반면 손해보험 부문은 실손보험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과 자동차보험 '8주룰' 시행 등 제도 개선에 힘입어 본업 수익성이 일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비은행 부문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내년 그룹 실적을 뒷받침할 은행의 역할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 역시 수익성 방어와 건전성 관리 부담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도 저원가성 예금 변동과 기업대출 중심 성장에 따른 조달·운용 부담이 커지면서 내년 은행권 NIM이 평균 0.01~0.02%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이어진 금리 상승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도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부실 대응 여력인 NPL커버리지비율이 예년보다 크게 낮아진 데다, 부동산 경매 시장마저 얼어붙어 연체 담보 처분을 통한 대출금 회수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손실 흡수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 만큼 은행의 대손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증권, 여전업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비은행 자회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내년 은행지주들의 실적 핵심은 은행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이익을 방어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