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27일 지난해 금융위기 발발 이전 시점에 발간된 세계은행(WB) 보고서를 인용,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경우 경제에 미칠 부담 비용이 총 3조달러(약 4천조원)에 이를 수 있으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잠식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을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경제회생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 시점이어서 그 우려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멕시코에서만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가 81명에 달했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각각 20건과 6건의 감염이 확인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추세여서 돼지 인플루엔자 충격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합동개발위원회는 26일 WB가 멕시코에 의약품 및 의료장비 지원을 위해 총 2천500만달러의 긴급 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상황 악화시 1억8천만달러를 추가 제공키로 하는 등 총 2억50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멕시코의 아우구스틴 카스텐스 재무장관은 상황이 매우 위중할 수 있다며 "인간의 생명에 미치는 위험도 크지만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상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돈업자들의 피해는 물론, 관광 및 항공산업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러시아가 멕시코산 돼지의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고,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 및 멕시코산 돈육제품 수입 금지를 고려중이라고 밝히면서 24일 미국산 돼지값은 2개월래 최저치로 폭락했다.
미국산 돼지고기의 2대 수입국인 멕시코 시장의 가치는 7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이의 위축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돼지와 접촉한다고 인플루엔자에 감염된다는 증거는 없다.
런던 소재 `세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저스틴 스튜어트 이사는 "정말 안좋은 시점에 인플루엔자 감염 현상이 나타났다"며 "(세계 경제의) 벌어진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관광 및 여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경우 유가 역시 더욱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항공사와 관광 및 레저산업 관련 주식의 급락 가능성 등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체들은 역으로 `표정관리'에 나서야 하는 호시절을 맞았다.
먹는 바이러스 치료제 타미플루를 제조하는 스위스 로슈 사(社)와 흡입용 치료제를 제조하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은 인플루엔자 확산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