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돼지인플루엔자 확산 소식에 경기 지역 양돈농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돈농가와 양돈농가가 밀집한 지역의 지자체는 방역 강화 등 질병 예방을 위해 긴급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돼지인플루엔자 관련 정보가 부족해 대책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경기도 안성시에서 돼지 2천여마리를 키우는 이상훈(52) 씨는 "아직 국내에서는 돼지인플루엔자가 발병한 적이 없어 정확한 정보가 없지만 우리 농가의 방역체계가 철저하기 때문에 발병에 대한 걱정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로 인해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될까봐 걱정"이라며 "생전 처음 보는 질병이라 공포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 백암면에서 1천여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심모(54) 씨도 "돼지인플루엔자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기 이전부터 매일 소독을 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최근 사료값 폭등으로 돼지 출하 가격이 많이 올라 소비가 줄었는데 고기 소비가 더 줄까 걱정된다. 너무 호들갑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6만여 마리의 돼지를 키워 가공,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한 양돈법인은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알려 소비 위축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법인 관계자는 "제조업체와 달라서 양돈업체는 질병과 같은 이유로 돼지고기 출하량이 급격히 줄면 타격이 더 크다"며 "익혀서 먹는 돼지고기로는 발병이 되지 않는다는 점과 철저한 방역체계를 알려 소비자의 불안감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돈장은 매일 방역을 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어 전염병 감염의 위험은 극히 낮다"고 덧붙였다.
194개 농가 35만여두로 경기도에서 양돈농가가 가장 많은 이천시를 비롯해 안성시, 용인시 등 양돈농가가 밀집한 지자체들은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류독감.구제역.돼지열병 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상시방역체계와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 지자체들은 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각 농가에 전화로 발병여부를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돼지인플루엔자의 경우 발병한 적도 없고 예방백신도 없어 뚜렷한 대책 마련이 어렵다"며 "그동안 계속해오던 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지침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