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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논설위원 |
과연 송의 예감대로 자라요리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영공은 일부러 송에게만 요리를 주지 않았다. 손가락이 떨려도 맛있는 음식이 생기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군침을 삼키던 송은 ‘열’을 받았다. 홧김에 손가락으로 요리를 찍어 맛을 본 후 나가버렸다.
이번에는 영공이 ‘열’을 받았다. 장난삼아 골탕먹이려고 한 행동이었는데도, 감히 임금 앞에서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다. 영공은 송을 죽여 없애려고 했다. 그러자 송이 선수를 쳤다. 오히려 영공을 시해하고 말았다.
또 먹는 이야기다. 송나라 때 화원(華元)이라는 장군이 있었다. 화원은 전투를 앞두고 군사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양을 잡았다.
고기를 나눠주다 보니 자신의 전차운전병인 양짐(羊斟)이 눈에 들어왔다. 양짐의 이름에 양(羊)자가 들어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양’에게 ‘양’고기를 먹이는 것은 아무래도 꺼림칙했다. 전투를 앞두고 찜찜한 일은 하지 않는 게 상책이었다. 양짐에게는 양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했다. 양짐은 속이 끓었다.
다음날 전투가 시작되었다. 양짐이 화원에게 말했다. “양고기는 장군 마음대로 나눠줬으니 전차는 내 마음대로 몰겠다.” 양짐은 그러면서 전차를 적진으로 몰고 들어갔다. 투항이었다. 타고 있던 화원은 꼼짝없이 포로가 되었다.
‘먹는 문제’는 이렇게 중요하다. 지도자가 먹는 문제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조직이 흔들릴 수도 있다. 영공은 목숨을 잃어야 했다. 화원은 포로신세가 되어야 했다.
그런데, 이 별미인 ‘자라요리’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지난달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평양 옥류관에서 자라요리를 내놓았다고 전한 것이다. 요리가 다양했다. 자라탕, 통자라찜, 자라붉은즙, 자라죽, 자라튀김, 자라심장, 자라간, 자라회.…
옥류관은 여기에다가 철갑상어요리도 이미 시작했으며, 왕개구리와 연어요리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평양의 약산식당은 타조요리 전문식당으로 ‘변신’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자라’였다. 자라요리는커녕, 김 위원장의 생일에 쌀 때문에 총질이 벌어졌다는 보도가 며칠 전에 있었다. 배고픈 주민들이 중국에서 들여온 열차에 있는 쌀을 훔치려 했고, 진압과정에서 ‘조준사격’을 했던지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실패한 화폐개혁 때문에 쌀값이 수십 배 치솟았다고도 했다. 젊은 여성들은 ‘밥’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조선 돼지’로 전락, 고작 우리 돈 100만 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가 덮친 칠레에서도 식량 약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배고픈 시민들이 슈퍼마켓과 상점을 털고 있다는 것이다. 그냥 앉아서 굶어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고 했다. 굶주린 백성에게는 먹을거리가 하늘인 법이다. 굶어죽는 백성은 한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 게임에 빠진 부모에게 버림받아 굶어죽은 어린 딸의 한도 어지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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