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자라섬 풍광. 물살을 가르는 수상스키 여운이 시원해 보인다. |
마치 풀 먹인 여고생 교복 같은 그런 풋풋함이 깃들어 있다.
어느 때 가도 누군가 나를 기다려줄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일까.
아니면 젊은 날의 추억이 어느 만큼은 깃들어 있기 때문일까.
기차타고 가도 좋고, 경춘가도를 달려 강바람을 쐬기만 해도 정겨움과 추억이 뭉개구름 처럼 피어나는 곳이 춘천이다.
나호열은 ‘춘천 가는 길’을 이렇게 표현했다.
“속으로 울음 감추고서/울음 꼬옥 껴안고서/약속도 없이/천천히 걸어가는 거라고/떠밀리는 대로 등 내어주며/쉬임 없이 무엇이 될 거라고/큰 일을 할거라고/중덜중얼 흘러가다가/불끈 고개 치켜들고/오던 길 되짚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그 물살 헤치며/태어난 곳 찾아가는 가쁜 숨/속도제한의 무인 카메라/붉은 신호등 아랑곳없이/수많은 연어들이/부르르 몸을 떤다.”
![]() |
|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수상스키. |
청평이나 강촌, 남이섬과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다면 경춘대로를 따라가면 그나마 옛 추억을 살릴 수 있다.
지금이나 그제나 괜히 어깨에 힘들어가던 모습은 거의 똑같지만 말이다.
대한민국 대표적인 교통지옥답게 이 길은 뻥튀기나 강원도 옥수수, 호두과자로 무장한 아주머니들이 중앙선을 지키고 있어 언제가도 외롭지는 않다.
요즘은 강원도 첩첩 산중으로 물놀이를 떠났던 차들과 만나면 5-6시간은 주차장에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주말 호젓한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아침 일찍이나 전날 춘천으로 갔다가 점심 무렵엔 돌아와야 그 지옥을 면할 수 있다.
반나절 드라이브는 청평호반을 따라 이어진 길을 구불구불 돌아가며 즐길 수 있는 길이 있다.
일단 춘천가는 고속도로에 올랐다가 청평사나 중도로 빠졌다 다시 강촌으로 나와 403번 국도를 타면 서울춘천고속도로 강촌톨게이트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충효로를 타고 홍천방향으로 가다 충의대교 직전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홍천강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특별히 이름이 붙은 도로는 아니어서 강을 따라 가면 강원학생교육원이 나오고 가정리 표지판이 보인다.
얼마쯤 가다보면 헤븐스터디기숙학원 갈림길을 지나치면 왼쪽으로 의암 유인석 선생 묘소(춘천의병마을)가 보이고 고갯길을 올랐다 내려서면 방하리다.
이곳에서는 다시 홍천강을 따라 가다 예쁜 펜션들이 나오다 남이섬과 자라섬을 마주하게 된다.
언덕길에 차를 두고 내려다보면 멀리 가평2교가 보이고 경춘대로다.
여기서 보면 남이섬을 따라 돌거나 올망졸망한 자라섬 사이를 헤치는 수상스키족들의 물보라가 수직선을 긋는다.
시간이 되면 남이섬유원지에 들러 즐겨도 좋고, 강가에 진을 친 수상레저를 찾아 강물을 갈라도 좋다.
이 코스는 강촌유원지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팔봉산, 삼악산 등 산행 후에 피로를 훌훌 털어버리는 코스로 잡으면 손색 없다.
늦은 오후라면 불기산(601m)이나 수리봉 뒤로 넘어가는 낙조와 섬은 환상을 연출한다.
누구라도 그냥 읇조리기만 해도 한 편의 시가 술술 나온다.
다시 돌아가는 길.
어차피 인생은 누구나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 돌아가는 길에 잠시 잠깐이나마 나를 관조할 수 있다면 더 없는 여행길이 된다.
나를 위한 길이 곧 경춘대로라고 하면 다 편안해진다.




-510340_98450.jpg)
-510340_984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