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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광장] 참을 수 없는 ‘급발진 조사단’의 생색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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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우 기자

승인 : 2012. 05.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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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정돼 있는 결과 발표, 국민들이 바라는 조사 방식이 아니다
    산업부 송병우 기자.
응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니 기자 양심상 그럴 수가 없다. 지난 9일 국토해양부 주도로 '급발진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이 발족됐다. 하루에만 신고 전화 200통이 걸려왔다. 

그동안 수천건의 의심사고가 접수 됐지만 정부는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급발진 현장이 생생히 담긴 다수의 블랙박스 동영상(스포티지R, YF쏘나타, BMW)이 공개됐고 반응은 뜨거웠다. 국민적 불안감이 확산되자 급히 정부 차원의 조사단을 꾸린 것이다. 

그러나 조사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부의 의혹 규명의지는 찾아볼수 없다. 이번 조사단은 철저히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16명) 위주로 꾸려졌다. 자동차안전학회 회원 2명과 급발진 피해단체대표 2명 등 민간인 5명이 포함됐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원들의 능력과 실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그들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급발진 취재를 위해 만난 교통안전공단 및 국내 자동차업체 연구원들은 '급발진'이라는 단어의 언급 자체를 부담스러워 했다. 이유는 한 가지. "차량 결함의 가능성이 1%라도 있다"고 하는 순간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에 접수된 신고건수를 알아내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급발진의 경우 팀내 회의 후 상급자의 허락이 있어야만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급발진 신고 통계수치를 어렵게 입수한 후 일일이 기자가 직접 분류작업을 해야 했다. <본지 5월2일자 1, 7면 참조> 이 통계는 다른 언론 매체에 꾸준히 인용됐다. 자료가 계속 확산되자 소비자원에서는 그 수치를 기자에게 제공한 직원이 누구인지 색출(?)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조사단에 의혹 제기가 곤란한 국토부 산하 연구원의 수를 줄이고 급발진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전자제어장치 전공·전문가를 대거 참가시켰어야 했다. 기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분석과 토론에 자유로운 학계 인사들을 초빙하는 편이 나았다.

급발진은 '사망에 이르는 피해자가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사고'다. 또 가시적 증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은 과잉된 열의와 적극성, 의혹에 대한 집착 없이는 해명이 힘들다. 

하지만 국토부 및 교통공단은 피해현장조사에서 ECU 데이터를 스캔·공개하는 일정까지 기업 눈치를 봐가며 연기하고 있다. 조사단에 기대를 거는 사람이 있을리 만무하다. 이번 조사단의 헛발질로 급발진 사고 피해자들의 마음에 더 큰 멍울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송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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