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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젊음’을 넘어 ‘사회 성장 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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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명 기자

승인 : 2013. 03. 15. 06:02

[희망100세] 박원순 서울시장 특별 기고
박원순 서울시장
젊고 능력 있는 5060 신 노년층, 1955~1963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부머’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지도 이미 오래이다. 

이들 생의 대부분은 국가의 성장과 격변기를 지나왔으며 개인의 경험과 능력은 최고조이고 은퇴하기에 신체와 정신은 충분히 노쇠하지 않았다. 

이들이 집단적인 은퇴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2010년 본격화돼 앞으로 5~10년간 베이비부머들의 대거 은퇴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는 곧 서울의 약 천 만 인구 중 148만 정도, 5~6명 중 한 명이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의미다.

은퇴는 역설적으로 시작이 매우 중요하다. 베이비부머의 제2 인생설계가 제대로 이뤄져도 노년층에 대한 예방적 복지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파악된 자료도 미비했고, 지원을 할 만한 사회적 마련도 없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청년정책에서도 어르신정책에서도 소외되어 왔다. ‘노인종합복지관’이나 ‘경로당’을 가기엔 너무 젊고 ‘북카페’를 선택하기엔 너무 나이많은 그들이 바로 ‘베이비부머’다.

이러한 사회적 인프라의 빈약은 사회적 공감대와 관련 정책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이에 서울시는 작년,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종합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행복한 노년, 인생 이모작 도시! 서울 어르신 종합계획’이 그것이다. 

기존 어르신 정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베이비부머와 예비노인 등 신 노년층까지 대상을 확대한 복지정책, 변화된 환경 속에서 각자 새로운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이 정책의 핵심이다.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겐 ‘취업알선 전담팀’을 구성해 구인기업을 적극 발굴하여 매칭하고 창업을 원하는 사람에겐 서울시 장년창업센터와 연계해 컨설팅부터 자금지원까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공헌, 재능기부를 원한다면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과 맞춤형으로 연계한다. 또한 전문직 은퇴자의 경우, 연 200명 이상의 인재은행을 구축해 각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모든 일을 담당할 기관은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로 지난 2월 초 은평구 녹번동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시는 올 한해 4개 거점별 센터를 구축하고, 2018년까지는 25개 전 자치구에 센터를 확충할 것이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경제, 일자리, 복지를 한 번에 이루는 사회적 경제 모델인 ‘협동조합’ 설립시에도, 공공일자리를 지원할 때에도 베이비붐 세대를 적극 배려할 것이다.

우리의 전 생애를 한 주기로 놓고 볼 때 학교 졸업 이후의 삶이 개인의 노력을 주축으로 형성돼 왔다면, 은퇴 이후의 삶은 사회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 


서울시는 148만에 이르는 베이비부머를 방치한다면 서울의 미래가 어둡다. 

하루아침에 완벽한 지원이 이뤄지긴 힘들겠지만 시민들이 은퇴 이후 삶을 행복과 보람으로 채울 수 있도록, 동시에 그동안 쌓은 전문성과 경험, 연륜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시는 그 지원 수준을 보다 높여나갈 것이다. 

단 이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면 개인도, 지자체도 어깨가 무거워진다. 우리의 ‘오래된 젊음’들이 개인의 고유한 행복을 누리며 사회의 진정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준비하자.
신종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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