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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프랜차이즈 창업 “중요한 건 점주의 노력과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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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재 기자

승인 : 2013. 04. 04. 06:02

[희망100세]청주대 앞 서브웨이 연 변정원 대표
서브웨이 청주대점 변정원 대표

“대학가 창업은 점주의 노력과 능력에 달렸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간판을 달고 영업하던 가게를 그대로 맡았는데 매출이 달라지잖아요.”

변정원 서브웨이 샌드위치 청주대점 대표(41)는 경제학을 전공한 대기업 출신의 점주다. 변 대표는 1995년 외국 유학시절 서브웨이를 처음 접하게 된다.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처음 접하는 순간 참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원들이 제가 보는 앞에서 음식을 만들어 주고 또 제가 원하는 야채와 소스를 넣어주는 경험을 해 봤으니까요.”

유학생활을 마친 변 대표는 1999년 풀무원에 입사해 경영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아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퇴사를 결심했다.

“매년 정해진 급여를 받으며 반복되는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가게를 알아봤고 일단 경험이 없어서 프랜차이즈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고향인 청주대 앞에서 서브웨이를 운영하던 지인이 가게를 넘기고 싶다고 해 합리적인 가격에 그 점포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서브웨이와 20년 계약이 가능했고 인테리어 교체 주기가 7년인 점도 마음에 들었죠.”

청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란 변 대표는 청주대 주변 상권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또 평소 관심이 있었던 서브웨이의 특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브랜드와 목을 확인한 변씨는 성공을 자신했고 서울에 가족을 두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창업세계에 첫발을 디뎠다. 

“일단 제가 인수한 점포는 청주대 정문에 위치해 있습니다. 2만여명에 달하는 청주대학교 학생의 70%는 저희 가게를 지나가게 돼 있죠. 그런데도 실패한 이유는 서브웨이라는 브랜드 특성 때문입니다. 맛있고 재구매율이 높지만 처음 방문하기가 어려운 점이죠. 주문도 일반 음식점과 다르게 하잖아요.”

서브웨이의 주문방식은 일반 패스트푸드와 차이가 있다. 우선 메뉴를 고르고 빵을 선택한다. 토스트 여부를 정하고 샌드위치에 넣을 야채도 결정해야 한다. 또 선호하는 소스를 첨부해 내 입맛에 맞춘 샌드위치를 선택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직원과 대화를 해야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맥도날드보다 많은 매장이 운영되는 프랜차이즈인데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고객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건은 학생들의 첫 방문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였습니다. 그래서 젊은이들 주머니 사정에 맞게 우선 가격을 낮춰 이곳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변 대표는 이 제품을 경험해 보지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본사와 협의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우선 대학가고 지방이기 때문에 구매력에 차이가 있는 점을 파악해 할인행사를 많이 했습니다. 할인쿠폰을 만들어 원룸가를 돌며 직접 나눠줬습니다. 세트메뉴를 2900원까지 할인해 판매해 보기도 했고, 2+1 행사·해피 런치·해피 브레이크타임 등 이벤트를 독자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전년도와 비교해 보니 매출이 2배 이상 올라가더군요.”

하지만 주말과 방학이 문제였다. 특히 여름방학은 버틸만해도 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겨울방학이 되면 평균 매출보다 최대 60%까지 떨어졌다.

“이 부분이 가장 힘든 점입니다. 그렇다고 방학 때 가게를 쉴 수는 없잖아요. 지방 대학이라 1~2월 원룸가에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청주지역에서 유명한 맛집 파워블로거들과 손잡았고 어머니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와 제휴해 할인해 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써 매출을 끌어올렸어요.”

이렇게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매장이 정상궤도에 올라서면 대학가의 축제시즌이 시작된다. 학생들은 축제때 동아리 활동을 위해 대학가 상권을 돌며 협찬을 요청하기도 한다.

“정문에 위치해서 그런지 정말 많은 학생들이 찾아옵니다. 다 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본사의 방침이 있어서 다는 못해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오면 기획안 작성을 부탁 드립니다. 그 기획안을 받아 본사에 올리면 결정을 하겠다고 하죠. 하지만 학생들이 기획안을 제출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래도 내는 학생들이 있으면 본사에 올려 협찬을 해주기도 합니다.” 

9년 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변 대표가 대학에서 매장을 연 지도 6년이 됐다.

“내가 담당한 분야에 전문가만 된다면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은 신경써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마케팅은 물론이고 인력·재고관리, 그리고 영업까지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는 점이 어렵습니다.”

변 대표는 대학가 창업에 도전하는 희망자들에게 점주의 역량과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가의 장단점과 특징을 잘 파악하고 상권을 잘 아는 곳에 자신있는 아이템으로 도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좋은 위치, 훌륭한 브랜드의 간판 아래 오픈한 점포들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점주의 역량입니다. 점주가 얼마나 열정을 갖고 얼마나 전략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대학가 창업성공이 달려있습니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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