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국 전 국방장관의 회고록에 대한 미국내 비판에 쏟아지고 있다. 국가 안보영역에서 가장 죄악시 하는 비밀 공개의무를 저버렸으며 주관적이고 무례한 언행들을 거침없이 써내려갔다는 이유다.
미국 공영방송 NPR에서 게이츠 전 국방장관과 인터뷰를 진행한 스티브 인스키프는 14일(현지시간) "이 책은 그가 은퇴해야했던 이유를 말해주는 듯하다"며 "감정적으로 글을 썼는데 이런 경우는 국가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할때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 칼럼리스트인 하버드 대학 카스 선스타인교수도 '게이츠의 불명예스러운 행위'라는 제목으로 그의 글을 써 "그가 골치아픈 윤리적 문제를 범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부자 관점을 제공해 역사에 기록하는 것을 의미있는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그가 공개한 대부분의 정보는 역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동료와 국가 정상들을 비판한것은 의리를 지키지 못한 것이며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게이츠 전 장관의 회고록 '의무(DUTY)'에는 2007년 11월 서울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과 만난 일을 전했는데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아시아의 최대 안보 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말을 했다며 그를 '반미주의자이며 약간 정신이 나갔다'고 표현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의지박약'이라고 꼬집으면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보여준 그의 리더십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미국 정치 전문 웹진 프리비컨 등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그가 '매파'라는 점을 들어 진보 인사들에게 불만을 가진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부시 행정부 사람이었던 그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잔류 요청을 수락한 직후 사람들은 "그가 진보 성향의 참모들 사이에서 제 역할을 못할 것" 이라고 말했지만 현직에 있을 당시에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퇴임 후 그가 회고록에서 보여준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그가 '매파'였기 때문에 역시 진보 성향 정치인들과는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