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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 조원태 회장 연임 찬성 권고…정관변경안은 주주연합 손 들어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조원태 회장 연임 찬성 권고…정관변경안은 주주연합 손 들어줘

기사승인 2020. 03. 1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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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책임성, 직무 충실성 의구심 있다면 권고 달리 판단 가능"
이사후보 및 이사회 구성, 한진칼 후보가 전문성 높아…주주연합 이사 후보 전문성 의구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 중 처음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 의견을 내놨다. 반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의 이사 후보 추천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의결권 불행사를 권고했다.

일단 KCGS의 권고로 조 회장에게 힘이 실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KCGS가 주주연합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재무건전성과 조 회장의 직무 능력에 대한 판단을 권고안과 달리 판단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은데다, 이사 결격사유를 강화한 내용이 포함된 주주연합의 정관변경에 찬성 의견을 내놓음에 따라 조 회장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KCGS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올라온 주주안건과 관련해 조 회장 재선임 찬성, 주주연합 추천 이사 의결권 불행사 의견이 포함된 보고서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우선 KCGS는 한진칼이 제안한 사내·외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찬성의견을 제시한 반면 주주연합이 제시한 후보에 대해서는 불행사 권고를 했다. KCGS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하는 사내·사외이사로서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칼의 제시한 이사회는 외부주주가 요구하는 지배구조와 재무개선의 의지를 보여주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진칼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된다”며 “한진그룹의 주요 영위 업종인 항공산업의 업황이 심각한 수요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하는 등 이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경영권을 교체하는 결정 이 기업가치 체고에 부합할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KCGS는 주주연합 이사 후보들에 대해 “주주연합의 후보 중 전문경영인으로서 활동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사내이사 2명의 전문성이 한진칼 추천 후보에 비해 더 낫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현재 항공산업은 코로나19 확산, 일본 불매운동, 홍콩 사태 등 외부 충격요인으로 인해 심각한 불황을 마주하고 있어 주주연합이 추천한 전문경영진들이 이를 극복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KCGS는 주주연합이 사내이사로 추천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 볼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점을,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항공분야와 직접적인 연광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에 대해서는 항공분야전문성을 갖췄지만 스카이웍스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점과 비상무이사라는 점에서 전문경영인이라 간주하는게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KCGS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반도건설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KCGS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유발했던 당사자이자, 과거 KCGl가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당시 후진적 지배구조로 인한 문제점으로 지적한 이른바 땅콩 회항의 당사자”라고 지적했다. 반도건설에 대해서는 “투자회사가 아니라는 점과 주력 업종이 건설사라는 점에서 한진그룹이 보유한 유휴자산을 활용한 사업기회가 그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진칼 이사 후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낸 KCGS는 조 회장에 대한 경영능력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이번 권고안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KCGS는 “기관투자자에 따라서는 조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연루된 점과 대한항공의 경영악화 당시 사내이사로 재직하였다는 점에서 후보가 사내이사로서 갖추어야 할 책임성, 직무 충실성 등을 갖추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며 “그 경우 이번 권고와 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 후보 안건에 대해 한진칼 의안에 찬성 권고를 한 KCGS는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서는 주주연합의 손을 들어줬다. KCGS는 “수정한 정관조항 등에 대해 주주가치나 주주권익의 훼손을 우려할 만한 특별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한진칼이 제시한 정관변경의 건에 비해 주주연합의 정관 변경의 건이 한진칼의 지배구조 수준 및 기업가치 제고에 보다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주연합의 정관 변경안건에 찬성을, 한진칼 안에는 불행사를 권고했다.

한편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대신지배구조연구소·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등 국내 3개사와 외국계 ISS 및 글래스루이스도 권고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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