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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식 젊은 리더십’ 통했다…LG 주요 계열사 실적 ‘好好’

‘구광모식 젊은 리더십’ 통했다…LG 주요 계열사 실적 ‘好好’

기사승인 2020. 05.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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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화학·이노텍·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1분기 선방
비핵심 사업 과감한 정리·주력사업 집중으로 '실용주의' 강화
구광모 회장 총수 2년 만에 LG 변화…"위기상황서 빛 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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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졌다. 빨라졌다.”

‘구광모호(號)’ 3년 차를 맞은 LG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필요가 없으면 그룹과 계열사들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경쟁력을 높이고, 대대로 이어온 LG의 경영방침인 ‘인화’를 중시 여기면서도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경쟁사와 갈등도 불사하는 단호한 모습도 보인다. 인사에 있어서도 실패에 너그러웠던 과거와 다르다.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해 책임을 묻는다. 필요하다면 외부 인사의 영입도 거침이 없다. LG 곳곳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LG 주요 계열사들이 구광모식 ‘젊은 리더십’을 만나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선방 중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 주요 계열사인 전자·화학·이노텍·생활건강 등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1% 성장해 1조원을 돌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1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LG이노텍과 LG생활건강 등도 올 1분기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도 상승하며 선전했다. 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구광모식 ‘선택과 집중’이 실적에 반영된 효과라는 평이다.

40대 젊은 총수에 대한 ‘의심’도 이제 ‘확신’으로 돌아섰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 회장으로 올라선 지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의 변화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의 경영은 한마디로 ‘미(래)·인(재)·정(도) 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그러한 기반 아래 젊은 총수답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효율을 강조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LG 변화 중 대표되는 것 중 하나가 ‘실용주의’다. 고 구본무 전 회장이 기존 사업에 애착이 많아 사업을 포기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반면, 구광모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감하게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LG전자는 연료전지·수처리 사업을 정리했고,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모바일사업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생산공장을 베트남과 브라질로 옮겼다. 또한 LG화학의 LG디스플레이 소재사업 부문과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을 매각했다.

대신 구 회장이 LG의 3대 축으로 내세우는 전자·화학·통신에서의 신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 인수,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준공 등 전기차 부품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LG화학도 중국 난징시에 순수전기차(EV)를 연간 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을 설립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를 대비하고 있다.

한마디로 ‘안되는’ 사업은 결단력 있게 접고 ‘잘되는’ 사업에 그 역량을 집중하는 효율성을 따지는 셈이다.

‘실익’을 따지는 실용주의는 인사의 ‘성과주의’와 경쟁사와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구 회장은 연말 인사 시즌에 앞서 지난해 9월에 LG디스플레이의 수장을 한상범 전 부회장에서 정호영 사장으로 교체했고, 연말 인사에서도 철저한 성과주의로 젊은 인재를 대거 일선에 전면 배치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과거 화합을 강조하던 보수적인 기업문화는 필요하다면 부딪히더라도 적극적으로 경쟁한다는 기조로 변하고 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8K TV 등을 두고 전면전에 가까운 싸움을 벌이고, LG화학이 배터리 이슈로 SK이노베이션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 구본무 전 회장은 ‘인화’와 ‘안정’이 중심축이었다면 구광모 회장은 실용주의에 입각한 도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미래를 위한 구 회장식의 과감한 도전이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분기 이후가 관건이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산업 전반적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구 회장이 젊은 리더십으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구광모의 LG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없을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을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것도 또 다른 숙제다. 올해 LG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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